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을 두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강령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강령은 당의 역사이자 정신이다.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온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부연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젠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어제 발언 취소하셔야 한다"며 "실언이라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명계 원외 조직인 '희망과 대안포럼' 이사장인 양기대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발언에 "즉흥적"이라고 혹평했다. 양 전 의원은 "제가 아는 민주당은 적어도 중도를 아우르는 진보개혁정당"이라며 "조기 대선을 앞두고 '우클릭' 등 연장선에서 나온 즉흥적인 발언으로 여겨진다"고 질타했다.
양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필요할 때마다 정당의 가치를 뒤집는다면 어느 국민이 그 정당을 신뢰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이어 "당 정체성을 바꾸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려면 당내의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사당화된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는 발언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 가고 있다"고 했다. 김성회 대변인도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는 발언에 "그런 흐름으로 가겠다는 게 당 대표의 의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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