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을 강조해 온 스타벅스가 지하철 역사로 향했다. 이는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공간 경험’을 확장하고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역에 두 번째 지하철 역사 매장인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을 열었다. 2022년 5월 신분당선 강남역 지하상가에 첫 지하철 역사 매장을 연 지 약 2년 만이다.
당시 추가 출점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스타벅스가 두 번째 매장을 열면서 전략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현재 야구장이나 병원, 공항, 호텔 등 특수 상권에서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하철 역사 내 매장도 이들 매장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벅스를 통해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스타벅스 코리아 역시 이런 공간 마케팅을 통해 성장했다.
미국 본사가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스타벅스가 더 자유롭게 다양한 전략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본래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진 합자회사였다. 현재 SCK컴퍼니의 최대 주주는 지분 67.5%를 보유한 이마트다.
이마트는 2021년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갖고 있던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스타벅스는 진동벨, 배달 서비스, 유료 구독 서비스(버디패스) 등 글로벌 스타벅스와는 다른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지하철 역사 매장을 고객 맞춤형 매장이라고 설명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은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도 일반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하철 역사 내 매장 역시 출퇴근 시간대 바쁘게 이동하는 고객의 편의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치열한 국내 커피 시장 환경이 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던 스타벅스는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의 거센 공세에 직면했다. 브랜드 가치는 지키면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야 하는 모양새다.
스타벅스가 지하철역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늘린 것은 분명 큰 변화다. 다만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포기한 것이라기보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정으로 보인다. 고객별 생활 패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확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브랜드 가치와 충성 고객의 신뢰를 동시에 지키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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