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아파트 천장 붕괴 사고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새벽 3시 17분경 용산구 S맨션 A동 3층 가정집 거실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떨어진 콘크리트 조각은 가로 60cm, 세로 30cm, 무게 20kg에 달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충격으로 인해 거실 내 집기가 파손됐다.
사고 당시 피해 가구에 거주하는 송모(54) 씨는 사고 발생 불과 3시간 전까지 해당 위치에서 잠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송 씨는 “자정 무렵까지 해당 자리에 누워 TV를 보고 있다가 침실로 이동해 잠들었다. 이후 새벽에 ‘꽝’ 하는 굉음이 들려 나와 보니 천장이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박모(48) 씨는 “남편이 조금만 더 늦게 자리를 이동했다면 머리 위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며 사고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한 S맨션은 1970년 준공된 55년 된 건물로, 지난해 9월 실시된 정밀안전점검에서 D등급(미흡)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르면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하며, 안전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피해 가구뿐만 아니라 같은 층 주민들도 건물의 노후화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같은 층에 거주하는 최애자(83) 씨는 “우리 집 천장 모서리도 부서져 틈이 벌어졌다. 혹시라도 천장이 무너질까 봐 걱정돼 밤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고 토로했다.
피해 가구 송 씨 부부는 “지난해부터 천장 곳곳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며 사고 발생 전부터 건물 노후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8월 용산구가 아파트 뒤편에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일이 발생했고, 이후 천장에서 작은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일이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용산구가 안전 점검을 실시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아파트 주민 김모(62) 씨는 “당시 구청에서 벽면을 육안으로 살펴보는 정도의 약식 점검만 진행했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용산구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제3종 시설물로 분류돼 1년에 3회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22일 정밀안전점검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건축물 위험 우려에 따라 관리주체에서 자체적으로 정밀안전진단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는 오는 2월 20일 주민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 불만 사항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직접 안내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보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노후 아파트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D등급(미흡) 또는 E등급(불량) 판정을 받은 공동주택은 284개소에 이른다.
이는 2020년 184개소였던 것과 비교해 5년 사이 1.5배 증가한 수치로, 국내 공동주택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정비사업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 부담, 주민 간 의견 불일치 등으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쉽게 추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재건축 전문가는 “노후 아파트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전점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정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안전사고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공동주택 안전 점검 방식과 관리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구 측이 정밀안전진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지만, 사고 발생 이후 조치가 이루어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D등급을 받은 공동주택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조속히 실시하고, 필요 시 보수·보강을 위한 지원책도 강구할 것”이라며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해 노후 건축물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지속적인 관리가 있어야지 미국에 수십년 넘은 아파트 내외부 엄청 깨끗하고 괸리한다. 미국이라고 50년동안 보수 안하면 무너 지겠지 D등급 받으면 바로 보수공사 들어 갔어야지"
"서부이촌동 그아파트 ??? 토지는 시소유지? 분담금만 토지분 3억 건축비는 추가로4억이상인 그곳인가?"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S맨션 주민들은 조속한 안전 점검 및 보수공사를 요구하며 용산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사고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노후 공동주택의 안전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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