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올해는 더욱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기회는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유통가 기업들이 파고를 넘기 위한 '경영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침체, 소비심리 위축, 계엄령,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등 복잡다단한 위기를 돌파하려면 파괴적 혁신과 고강도 쇄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내수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영토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것이 공통 의견으로 좁혀진다.
<뉴스락>뉴스락>은 쇠퇴의 운명을 거스르고, 성장의 마중물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유통가의 '2025년 경영전략'을 들여다 본다.
하편은 하림그룹, 동원그룹, 농심그룹, 삼양그룹, BGF그룹의 경영전략이다.
하림, 올해도 '공격적 성장 모드'... 도전은 계속된다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의 경영전략은 '끝없는 도전'이다.
올해도 '공격적 성장 모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림의 DNA인 '끝없는 도전'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며 "좌표를 응시하며 비전을 향해 흔들림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국내 2위 벌크전문 선사 팬오션을 품으면서 대기업의 반열에 입성한 이 그룹의 최종 목표는 세계1위 곡물회사이자 대형 해운업체인 '카길'처럼 성장하는 것이다.
그간 내수에 집중했던 하림그룹의 경영 나침반의 자침은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 하림그룹은 실패를 거듭했다.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구 현대상선)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매도인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인수가 불발됐다.
또 2021년부터 그룹이 전사적으로 밀어왔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 미식'과 2023년 론칭한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가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것도 뼈 아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더 미식' 브랜드를 론칭한 2021년 589억원에서 2023년 1096억원으로 늘어나며 누적 적자만 2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하림을 세계 시장으로 이끌 팬오션의 실적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5조1612억원, 영업이익 4712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18.3%, 22.1%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이 반영되면서 하림지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도 12조2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7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급증했다.
하림은 오는 2030년 가금 식품기업 세계 10위를 목표로 도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동원, 파괴적 혁신 추구... "전 사업 영역에 AI 도입"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존 시장의 룰을 새로 쓰는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며 "관성적 사고를 깨고 기존 틀을 넘어서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동원그룹은 내실 경영에 주력했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실적은 연결기준 누적 매출 8조9464억원, 영업이익 503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0.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4% 증가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식품을 담당하는 동원F&B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2.8% 증가한 4조4836억원, 영업이익은 10% 증가한 183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동원그룹은 올해부터 기존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각각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방향성은 육상 연어 양식, 2차전지 소재, 스마트 항만 물류 사업 등 중장기 신사업과 함께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동원그룹의 종합물류계열사 동원로엑스는 전북 완주에 화학물질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시설 '스마트 케미컬 물류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해당 시설은 2차전지·반도체·화학소재 산업에 필수적인 화학물질의 보관·운송을 총괄하는 최첨단 설비의 특화물류시설이다. AI를 접목해 24시간 동안 사업장 내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등 안전관리에 방점을 두고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2024년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진 한 해였다"며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2차전지 소재, 스마트 항만 등 신사업 정착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국내외 하나의 시장으로... "30년 매출·영업이익 2배 성장 목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회장 신동원)은 지난달 2일 시무식을 열고 올해의 경영지침 'Global Change & Challenge'를 공개했다.
해당 경영지침은 국내와 해외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시무식에서 이병학 농심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사업 강화에 만전을 기할 것 ▲국내사업 이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 ▲비전 2030 달성과 미래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 등 세 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이날 발표된 '비전 2030'에는 2024년 대비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2배 가량 성장시키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앞서 지난 2023년 7월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30년 미주 시장에서만 매출 15억 달러(약 2조원)을 달성해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공유하며, 글로벌 영토확장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지난해 농심은 매출 3조4387억원, 영업이익 1631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1% 급감했다.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이 늘었고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농심 측의 설명이다.
대내외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농심의 해외 진출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신라면 툼바는 최근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와 일본 CVS 1위 유통업체 '세븐일레븐'에 입점을 확정지었다.
각각 3월, 4월부터 전점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농심은 오는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한다. 법인이 위치한 곳은 지리적으로 유럽 내 물동량 1위인 로테르담항을 보유해 물류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등 매운라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을 가진 농심 제품 라인업이 유럽시장 공략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요 제품의 입점 확대와 현지 식문화 맞춤 제품 개발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2030년 30억 달러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글로벌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부산에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으로, 가동시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5억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6년 하반기 농심의 글로벌 라면 공급능력은 ▲부산공장 5억개 ▲녹산 수출전용공장 5억개 ▲농심 미국법인 공장 10억개 ▲농심 중국법인 공장 7억개로 약 27억개에 달한다.
삼양, 스페셜티 필두로 '새로운 100년' 연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지난달 2일 판교 디스커버리센터에서 '2025년 삼양 NEW DAY CONNECT'를 개최하고 수년간 이어온 3대 경영방침인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현금 흐름 중심 경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창립 100주년을 맞은 이 그룹은 스페셜티 사업을 필두로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해 9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공장을 준공, 2030년 스페셜티 사업의 매출 비중과 해외 판매 비중을 2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삼양사는 연결·누적 기준 2조6728억원, 영업이익 132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0.8%, 17.2% 증가한 수치다.
김 회장은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돼 계획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첨단소재·반도체·퍼스널케어 등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의 수익성은 개선됐다"며 "헝가리의 생분해성 봉합사 공장이 안정화돼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고"고 평가했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3월에는 미국 '천연제품박람회(NPEW)' ▲4월에는 중국 '차이나플러스(Chinaplas)' ▲5월에는 일본 '식품소재 및 첨가물 박람회(IFIA)' ▲7월 미국 '국제식품기술박람회(IFT)'에 참여해 해외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9월에는 울산 남구에 국내 최대 규모 알룰로스 공장을 준공했다.
11월에는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으로부터 알룰로스를 해당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안전한 식품으로 인정하는 노블 푸드 승인을 받았다. 알룰로스로 노블 푸드 승인을 획득한 사례는 삼양그룹이 국내외 최초다.
이상훈 삼양사 식품BU장은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알룰로스의 판로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노블푸드 승인으로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현지 고객사와 유통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벌여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 스페셜티 공장 준공으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생산능력까지 갖춘 만큼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GF, 편의점의 새로운 역할 모색... "무한 경쟁 시대 극복"
BGF그룹은 지난해 9월 부산 신규 물류센터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CU 편의점의 국내외 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남권역의 배송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해외 진출국인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등의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같은해 12월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불경기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편의점이 유통업계 선두에 설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내년에는 고객 관점의 핵심 경쟁력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CU는 대한민국 편의점 1위 브랜드로서 산업 내 편의점 업계의 수준을 한층 더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8조698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516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올해 CU는 ▲우량 점포 개발 및 육성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 ▲고객 경험 최적화 ▲해외 사업 확대 ▲온·오프라인 전환 ▲공적 역할 강화의 6개 핵심 키워드 전략을 중심으로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업종의 경계마저 허물어진 무한 경쟁 시대를 극복하고 편의점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고매출·고수익 점포를 개발해 수익성을 높이고, 기존 점포는 상권별 맞춤 전략과 디지털·IT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편의점을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채널에서 벗어나 라면, 스낵, 뮤직 라이브러리 등 신개념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타겟층을 넓히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주력한다. 해외 사업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편의점 업계의 표준 모델로 자리잡는 것이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몽골 426개점 ▲말레이시아 147개점 ▲카자흐스탄 15개점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인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에 기반해 공적 역할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BGF리테일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영업환경 속 경쟁사 대비 호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과 상여금 회계 처리 변경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는 평가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비경기 침체와 수년간의 점포망 확대에 따라 신규점 출점을 통한 효과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19년 출점한 본부임차 감가상각비 감소효과와 상품 및 디스플레이 전환을 통한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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