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권성진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19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해 “이미 예견했던 시나리오 중 일부”라며 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동명 CEO는 이날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그 임팩트(영향)는 계속 보고 있고 4월에 확정한다고 했으니 그때 정도에 자세히 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미 투자 변경 가능성에 대해 “시나리오대로 준비 중이며, 전체적으로 효율을 높이는 ‘리밸런싱’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캐즘(Chasm)’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공약 폐지로 인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명 CEO는 과거 캐즘 종료 시점으로 ‘2026년’을 제시한 바 있으나, 현 상황에 대해 “계속 지켜봐야 한다”며 유동적인 가능성을 열어뒀다.
배터리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다수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 관세 조치로 인한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그는 “슈퍼 사이클이 오면 미리 준비를 잘한 업체가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금은 다소 어렵지만, 잘 준비하면 성장 사이클을 탈 수 있다”며 “선두에 진입한 것들이 하나의 효과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김동명 CEO는 “투자 세액공제를 직접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는 형태가 된다면 국내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배터리 업계가 지금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협회장으로 있는 1년 동안 업계가 ‘턴 어라운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자동차 관세를 비롯해 전기차 시장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재정비하는 한편, 효율 증대를 위한 ‘리밸런싱’ 전략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판 IRA’를 통한 세제 지원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배터리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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