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랜싱 공장', 15억 달러 규모 배터리 생산…토요타에 판매 합의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가 LG에너지솔루션과 15억 달러(약 2조16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위치한 배터리 공장을 완전히 인수한 후, 기존에 미시간의 다른 공장에서 주문한 배터리 생산을 랜싱으로 이전하기로 한 합의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결정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투자에서 철수한 이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토요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원래 랜싱 공장에서 GM의 전기차 모델에 필요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GM이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 계획을 조정하면서 기존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운 주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토요타와의 협력관계가 더욱 중요해졌다.

토요타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구매하는 배터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사용될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수익성이 낮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한 AI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용으로 생산되는 일부 배터리 물량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북미 시장에 대한 투자를 최적화하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GM은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2022년 랜싱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후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자 생산 속도를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진행하는 얼티엄셀즈 프로젝트를 통해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1공장과 2공장을 운영 중이며, 랜싱 공장에 대한 투자 회수도 기대하고 있다. GM은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 대해 1억86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을 예정이며, 이 인센티브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전될 예정이다.

이번 토요타와 LG에너지솔루션 간의 배터리 구매 합의는 LG에너지솔루션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인수한 공장의 가동률이 저조할 위험이 있지만, 반대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추가적인 생산 여력이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셀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형 배터리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구조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각형 배터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토요타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적 결정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이사회에서 이창실 CF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권봉석 부회장도 임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창실 CFO는 기업 공개와 자금 조달 등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