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Micr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번인(Burn-in) 현상이 거의 없고 밝기, 내구성,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OLED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상용화를 가로막는 높은 생산 비용과 기술적 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미니LED의 10분의 1크기인 초소형 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 이는 OLED와 유사하지만, 마이크로LED는 번인 현상이 거의 없고 더 높은 밝기와 명암비를 제공한다. 번인은 화면에 동일한 이미지가 오랜 시간 표시될 경우 잔상이 남는 현상으로 OLED 디스플레이의 주요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한 응답 속도가 빠르고 크기 확장성이 뛰어나 웨어러블 기기부터 초대형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올해 20만대에서 2030년 2490만대, 2031년 3460만대로 올해보다 173배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업계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초대형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출시하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마이크로LED 기술을 모바일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스마트 워치용 마이크로LED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마이크로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를 출시하며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어 리테일 매장, 회의실, 버추얼프로덕션 등 상업용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LG전자 북미 사옥에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가상 화면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중국 기업들도 마이크로LED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며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지난해 말부터 6인치 웨이퍼 기반의 마이크로LED 생산을 시작했으며, 대만의 AUO와 폭스콘도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 라인을 구축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한국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이크로LED가 OLED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를 위한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한 제조 공정과 낮은 수율이다. 초소형 LED 칩을 개별적으로 전사하는 과정에서 불량률이 높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애플은 수년 동안 개발하던 애플워치용 마이크로LED 프로젝트를 지난해 중단했다.
또한 고가의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 비용도 부담이다. 새로운 제조 장비와 공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대량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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