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MZ 품절템’으로 불렸던 ‘버터맥주’가 결국 법원의 심판을 받았다.
제품 기획자이자 가수 박용인(37·어반자카파) 씨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이민지 판사는 18일 박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그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버추어컴퍼니’에는 벌금 1천만 원을 부과했다.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 등의 문구를 사용한 것이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버터맥주', 어떻게 시작됐나?
버터맥주는 지난 2022년 9월, ‘뵈르(BEURRE) 맥주’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뵈르’는 프랑스어로 ‘버터’를 의미하는 단어다.
출시 직후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버터맥주와 맛이 비슷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SNS를 중심으로 인기가 폭발했다.
특히, 맥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편의점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했고,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에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한 캔에 6,50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 3만 5천 캔씩 팔릴 정도로 수요가 높았다.
당시 MZ세대 사이에서 ‘꼭 마셔봐야 하는 맥주’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인기가 커질수록 ‘정말 버터가 들어간 맥주일까?’라는 의문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버터가 없는데 ‘버터맥주’? 법원의 판단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3년 초 해당 제품을 조사한 결과, 원재료에 버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박 씨와 버추어컴퍼니는 SNS 광고와 홍보 포스터에서 ‘버터맥주’, ‘버터베이스’ 등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식약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르면 원재료명을 광고에 사용할 경우 실제로 해당 원재료를 포함해야 한다”며 이를 허위광고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기획사와 제조사에 대한 법적 조치가 진행되었다.
버터가 없는 ‘버터맥주’ 논란이 불거지자 제조사 부루구루 측은 "고래밥에는 고래가 들어가지 않고, 곰표맥주에도 곰이 없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비자들이 제품명과 광고 문구로 인해 버터가 함유된 맥주라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버터향을 내는 합성착향료를 사용했더라도 ‘버터맥주’가 아니라 ‘버터향 맥주’라고 표기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제조사 부루구루 대표가 “맥주에 버터를 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버터맥주’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허위 입장문’까지 발표한 박용인
이번 재판에서 박 씨는 기소 이후에도 논란을 피하려는 행동을 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2023년 1월, 박 씨는 “모든 제품에 버터를 첨가했다”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박 씨는 논란을 무마하기 위해 허위 입장문을 발표했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표기에 대한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 역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원재료 표기 및 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 씨가 속한 어반자카파의 향후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대표로 있던 버추어컴퍼니의 신뢰도 하락과 함께 향후 기획 상품의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바이럴 마케팅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이번 ‘버터 없는 버터맥주’ 사건. 소비자들은 이제 ‘광고 문구’보다는 ‘실제 원재료’를 더욱 꼼꼼하게 따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인
1986년 8월 24일생인 박용인은 혼성 R&B 그룹 어반자카파(Urban Zakapa)의 멤버로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이다.
어반자카파는 2009년 EP [커피를 마시고]로 데뷔했으며, 감성적인 음악과 세련된 화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그룹에서 보컬과 작곡을 맡았으며, 어반자카파의 대표곡인 '널 사랑하지 않아', '그때의 나, 그때의 우리', '목요일 밤' 등의 히트곡을 작업하며 인기를 얻었다.
감미로운 음색과 부드러운 감성이 특징으로, 발라드 및 R&B 장르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어반자카파는 OST 작업도 활발히 했으며, 대표적으로 드라마 ‘도깨비’의 OST ‘소원’ 등이 있다.
박용인은 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로도 활동했다.
2016년 솔로곡 '고백할 거야'를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그룹 내에서도 꾸준히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왔다.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도 활발히 진행하며 음악적 역량을 넓혀갔다.
https://www.instagram.com/urbanzakapayon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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