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개막전 최대 이변은 ‘승격팀’ FC안양이 16일 원정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1-0으로 격파한 것이었다. 축구 통계전문업체 비프로일레븐의 자료에 따르면 안양은 점유율(31.7-68.3), 슈팅 수(7-15), 유효슈팅 수(2-3), 패스성공률(75.7-88.4)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울산에 열세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인 후반 추가시간 모따의 결승골 한 방으로 대이변을 일으켰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이른바 ‘사다리 축구’를 강조한다.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좁혔다가 벌리는 등 자유자재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사다리 축구다. 옆으로 갔다가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가는 등 그런 움직임들이 잘 돼야 연계 플레이가 잘 나오는데 겨울 전지훈련 때 그러한 부분들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유 감독은 “안양이 (1부에서) 강팀이 아닌 건 맞다. 상대 공격 지역보다 중원에서 더 많은 플레이를 할 계획이다. 상대에 제압당하거나 공을 빼앗겼을 때 거기에 선수를 많이 둬 중원에서 버티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다”라고 구체적인 전술을 언급했다.
실제로 안양은 객관적인 전력상 울산에 한참 밀리는데도 활기 넘치게 움직였다. 수비할 때는 육탄 방어전을 펼쳤다. 그로 인해 안양의 야고는 경기 중 구토까지 했다. 그러다 공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따가 헤더로 결승골을 뽑았다.
유 감독은 “현실적으로 1부 생존 자체가 큰 목표다. 하위권으로 전망된 팀이 6강이나 우승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광주FC처럼 두려움 없이 상대를 대하는 팀이 되고 싶다. 대구FC도 1부에 한번 올라와서 10여 년을 생존했다. 그런 팀들을 본받고 싶다. 적어도 2~3년은 잔류해야 구단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고 그다음을 꿈꿀 수 있다”고 전했다.
안양의 시즌 초반 일정은 꽤 험난하다. 22일 FC서울, 3월 8일에는 김천 상무를 만난다. 3월 1일 광주전은 그나마 해볼 만하지만, 서울과 김천은 지난 시즌 4위 이내 들었던 난적들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만큼 시즌 초반 험난한 일정에 대해서도 남다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초반에 너무 강팀들과 붙여 놨다”면서도 “그래도 만약 이겨서 상승세를 타면 실력 이상의 것들이 나올 수 있다.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선 초반 일정이 나쁘지 않다. 우리는 어차피 잃을 게 없는 데 만약 이기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4~5경기는 리그 템포를 비롯해 전용 구장 등 환경, 길어진 원정 이동 부분들을 경험하면서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유 감독은 “하위권 전망을 이겨내려 한다. 반전을 일으켜서 상상 이상의 것들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적어도 강등되진 않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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