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태형 기자] 삼성전자 이사회가 전영현 부회장 등 기술 전문가 출신들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면서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이사회를 구성했다. 앞서 관심이 모아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불발됐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내달 19일 경기 수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선임 등 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에도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이달 초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책임 경영'을 위한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올해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등기이사 복귀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뿐이다.
이날 이사 선임 안건에선 반도체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박학규 사업지원TF 담당(사장)과 이정배 고문(전 메모리사업부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DS부문장을 맡아왔는데 같은 해 연말 인사를 통해 메모리사업부장과 미래 혁신 기술을 연구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했었다. 송재혁 사장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전문가로 지난 2022년부터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재선임됐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사외이사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신규 내정됐다. 이 교수는 AI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 소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이렇게 삼성전자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만 3명이 신규로 보강돼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 강화됐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신제윤 사외이사(전 금융위원회 위원장)는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그는 임기가 만료된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에 이어 새 이사회 의장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신규 의장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내달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현재 9명인 삼성전자 이사회(사내 3명·사외 6명)는 10명(사내 4명·사외 6명)이 된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매입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추가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종류주(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의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18일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며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7억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보통주 4814만9247주와 우선주 663만6988주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보통주 약 2조6964억원, 우선주 3036억원이다. 취득 예상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로 유가증권시장을 통해 장내 매수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 결의에 따라 약 5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기준보상(RSA)을 목적으로 나머지 약 2조5000억원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주식 소각 결정은 2024년 11월 15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취득한 자기주식에 관한 소각 건”이라며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각하는 것으로 주식수만 줄고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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