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의 정치참여를 제한한 학교들의 규정을 개정하도록 지시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교육 현장의 혼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18일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서울시의 총 364개 고교를 대상으로 ‘공직선거법 및 정당법 등 정치관계법’ 관련 학생 생활 규정을 전수 점검한 결과, 34개(9.3%) 학교에서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됐다.
해당 교육청의 조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당시 서울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SNS에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선언문을 올렸던 것이 계기였다. 학교 측이 학생의 정치행위를 금지하는 학칙을 근거로 이들에게 게시글 삭제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 전수 점검은 학교 담당 장학사가 담당 학교의 학생생활규정에 상위 규정에 어긋나는 요소가 있는지의 여부를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교육청은 규정 개정이 필요한 학교에 해당 규정을 삭제하도록 지시했으며 개정된 규정은 다음달 새학기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아울러 개정이 완료된 학교생활규정에 대해서는 전체 학생들에게 공표하고 교직원 연수 등을 통해 학생 참정권 교육을 실시하도록 안내했다.
서울시 정근식 교육감은 이번 조치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서 투표할 수 있는 권리와 참정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실천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국회 주도로 통과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으로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통상 고등학교 1학년인 만 18세로 하향된 바 있다. 개정 이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선거권 나이가 19세 이상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이 밖에도 지난 2022년에는 정당법 개정으로 정당 가입 연령이 2세(만 18세→만16세) 낮아졌다. 피선거권 연령은 만 18세(기존 만 25세)로 규정됐다.
교육계는 현행법에 따라 교육청에서 당연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는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교권본부장은 통화에서 “정치 관련법에 의해 정치 활동이 허용됐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그에 따른 권한과 활동이 보장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이 같은 행위 역시 법의 범위 내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권본부장은 “학생 인권이 강조되는 시기에는 특히 학교 안에서의 정치 활동으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나 교권이 침해될 경우를 위해 법률적인 징계 외에도 학칙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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