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씨네] "이런 게 진짜 영화지"…봉준호 감독 8번째 '걸작', 황금 비율 '미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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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네] "이런 게 진짜 영화지"…봉준호 감독 8번째 '걸작', 황금 비율 '미키 17'

뉴스컬처 2025-02-18 11:30: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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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미키 17'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진짜 영화지

봉준호 감독 영화 '미키 17'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입 밖으로 나온 말이다.

극장을 나서면서 '재미있게 봤다'고 말한 적이 언제였나 싶다. 영화계가 침체한 탓을 언제까지 '코로나' 탓으로 돌릴 텐가. '명장' 봉준호 감독이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미키 17'을 통해 몸소 증명했다.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벼랑 끝에 섰다.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졌다. 돈을 못 갚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할 곳은 '우주' 뿐이다. 이에 정치인 '마셜'(마크 러팔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대신하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미키'는 독재자 마셜부부에 의해 14번, 15번, 16번 계속해서 죽음을 맞았다. 독가스, 바이러스, 신약 실험 등에 이용돼 죽음의 형태도 다양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죽음, 그리고 다시 프린트되는 사이클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런 '미키'의 곁에는 사랑하는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가 있었다.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그러던 어느 날, '미키 17'은 얼음행성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이후 또 다시 죽을 위기에 처한다. 수십 번 죽었지만 언제나 '죽음'은 두렵다. 다행히(?) 이번엔 죽음을 모면했다. 그러나 큰 일이 벌어졌다.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이 프린트되어 있었다. 문제는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에서 이야기는 예측 불가능한,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봉준호 감독이 또 해냈다. 섬세하면서도 대담하게 또 한 편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미키 17'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라는 겉옷을 입고 있지만 '외계'에 집중하는 영화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그들이 맺는 관계, 그 안에서 존재하는 계급, 부조리, 인간의 본성 등 봉 감독은 철저하게 현시대, 우리의 현실을 바탕으로 특유의 신랄한 풍자를 담아냈다. 특히 봉 감독표 영화에서 보기 힘든 로맨스도 있다. 15세 관람가이지만 다소 수위가 높다. '미키 17'은 SF, 액션, 코미디, 멜로 등을 황금 비율로 섞은 종합 예술 상업 영화다. 

여기에 봉 감독 특유의 '위트'와 재기발랄함이 영화 전반에 깔리면서, 137분이라는 짧지 않은 런닝타임이 내내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봉 감독표 영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괴물' '기생충'에서처럼 극적인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인다. 마치 이야기와 함께 춤을 추듯 어우러진다.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할리우드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는 극의 퀄리티를 더욱 높였다. 특히 로버트 패틴슨은 같은 외모지만 성격이 극과 극인 '미키 17'과 '미키 18'로 열연, 인간 군상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미키'를 지켜주는 '나샤' 역 나오미 애키부터 '미키'의 유일한 친구 '티모' 역의 스티븐 연, 그리고 '미키 17'을 통해 최초로 빌런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까지, 그 어떤 작품보다 '캐릭터의 힘'이 중요한 이 작품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었다. 

무엇보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영어로 대사를 쏟아내는 '위키 17' 이지만, 대단히 잘 만든 한국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국적인 정서가 깊게 베어져 있어서다. 봉 감독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쓴 약에 달달한 꿀을 탄 듯, 어쩌면 어둡고 씁쓸할 수 있는 이야기를 대중이 이해하고 대중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대접했다. '미키 17'은 볼거리, 생각할 거리가 많은 맛있는 영화다.

오는 28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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