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잘 나타내는 근원 CPI 상승률은 3.3%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고금리 장기 지속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는 많은 투자자와 전략가에게 적어도 오는 9월까지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공개한 노트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면 1970년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연준으로서는 금리를 오랫동안 높게 유지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1970년대 연준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낮게 유지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바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금리인하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마이클 로스너 매니징 디렉터는 장기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외에 자금을 투자하고 싶은 이들에게 현재 환경은 매우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금리가 높을수록 고정수익 자산에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저축자나 현금 보유자는 높은 금리로부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고수익 저축 계좌, 머니마켓 계좌, 정기예금, 심지어 고등급 회사채도 매우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 채권 투자를 추천했다. 단기 채권은 금리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현재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는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굳이 10년, 20년, 30년 만기 채권이나 국채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며 "수익률 곡선의 짧은 부분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 환경에서도 주식 투자를 계속하고 싶다면 ‘퀄리티’에 눈 돌리라고 적었다.
그는 "금리가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면 수익 창출 기업은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기업은 높은 부채 상환 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스너 매니징 디렉터는 지금 같은 시기에 배당주도 좋은 투자 옵션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배당 지급 기업은 탄탄한 기반을 갖춘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현금흐름 역시 안정적이다.
투자사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CIO는 금융 섹터도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은 단기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장기 금리로 대출을 제공한다. 따라서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수익이 증가한다.
자카렐리 CIO는 에너지 섹터도 금리 상승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및 기타 원자재의 경우 고금리 환경과 인플레이션 시기에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틸리티 섹터에는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유틸리티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자본집약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높은 부채 수준으로 금리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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