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일요일.
왕자헌 회장은 오후 6시 35분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002편을 예약했다. 일본 도쿄에서 3시 5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다. 왕자헌 회장은 베이징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던 것이다. 그런데 왕자헌 회장은 연막작전으로 이날 베이징에서 서울로 오는 대한항공 852 편에도 예약을 해놨다.
사실 왕자헌 회장이 대한항공을 예약한 것은 좀 이례적이었다. 그의 측근들마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을 주로 타고 다녔기 때문이다.
왕자헌 회장 측 말이다.
“왕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런데 전경련 회장을 그만두면서 후임을 물색했다. 때마침 대한항공의 한진그룹 측에서 후임 회장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데 왕회장은 5대그룹에서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단순히 이런 이유로 그가 배제됐다. 결국 LG그룹의 구자경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에 취임하게 됐다. 이후 휸다이그룹과 대한항공은 보이지 않는 불편한 관계가 한동안 계속됐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왕자헌 회장도 가능하면 대한항공을 피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던 것이다.”
왕자헌 회장은 실제로 이날 베이징과 도쿄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 예약을 취소했다. 극비리에 귀국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지적한 대로 왕자헌 회장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접촉을 중국에서 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움직임을 교란시킬 필요성도 함께 있었다.
[다큐소설 왕자의난68]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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