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측이 김건희 여사의 제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담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명씨의 법률 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17일 '김건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이라는 제목의 통화 복기록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해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5~6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통화에서, 김 여사는 김상민 전 대전고검 검사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공천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이던 지난해 1월 출마를 선언했으나 결국 컷오프됐다.
복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윤한홍 의원도 자신과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언급했고, 박완수 경남지사에게도 김 전 검사를 도와달라는 전화를 했다고 명씨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명씨는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해주면 총선에서 진다"며 "김상민 내리꽂으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윤한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명태균 씨가 공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 무렵 김 여사와 소통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박완수 지사 측도 "김 여사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검사가 결국 컷오프됐다"며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김 여사가 무슨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러면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장이 허수아비"라며 "당시 공관위원장과 위원들이 입장을 밝혀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명태균 씨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증인 조사 순서를 두고 검찰과 명씨 측이 대립했다. 검찰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우선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명씨 측은 강씨를 나중에 조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명씨는 수차례 고성을 지르다 재판부의 주의를 받고 법정을 먼저 떠났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다음 달 24일을 첫 공판기일로 정하고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통화 녹음파일 존재 여부에 대해 남상권 변호사는 "명태균의 입이 곧 증거"라며 "녹음 파일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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