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엔비디아가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상용화하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회사들과 극비리에 접촉하며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개인용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대중화에 필요한 특수 D램 모듈을 만드는 것인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에 성공할 경우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자체 메모리 표준인 'SOCAMM'을 만들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과 상용화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메모리 회사들이 SOCAMM 시제품을 교환하면서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쯤 양산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OCAMM은 기존 소형 PC 및 노트북에 쓰이는 D램 모듈보다 가성비가 좋다. 기존 PC에는 SODIMM이라는 D램 모듈이 장착돼 범용 DDR4나 DDR5 D램을 쓰지만 SOCAMM은 기판 위에 저전력이 장점인 'LPDDR5X' D램을 얹기 때문에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다.
차세대 노트북 PC용 D램 모듈로 각광받는 저전력 모듈 LPCAMM보다 큰 장점도 있다. D램과 전자기기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인 '출입구(I/O)'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일반 PC용 D램 모듈의 정보 출입구 수가 260개였다면 LPCAMM은 644개, SOCAMM은 이보다 많은 694개다. AI 컴퓨팅의 최대 난제였던 데이터 병목현상을 다른 모듈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SOCAMM이 '탈부착' 모듈이라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업그레이드되는 메모리 모듈을 쉽게 갈아 끼워 PC 자체의 성능을 계속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기도 작다. 성인 중지 손가락 만한 크기로 다른 D램 모듈보다 압도적으로 작아 동일 면적에 더 많은 D램 모듈을 장착해 전자기기의 D램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SOCAMM에는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하기를 바라는 황 CEO의 꿈이 담겨 있다. 그는 지난달 'CES 2025'에서 AI PC인 '디지츠(Digits)'를 처음 공개했다. 손바닥 만한 PC로 개인화된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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