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백화점들이 봄을 맞아 아트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아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예술 전시와 협업 상품,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광복점, 광주점, 동탄점 등 5개 점포에서 롯데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본점 에비뉴엘에서는 신년기획전 '다행다복'(多幸多福)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나전칠기, 민화, 달항아리 등 우리나라 전통적 매체와 모티브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본점 본관에서는 오는 4월 13일까지 가수 고(故) 김광석의 명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와 연계한 문화센터 프로그램 '그림과 함께하는 올팩티브 저니(Olfactive Journey):퍼퓸큐레이션'도 마련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봄맞이 고객을 겨냥해 이색 전시를 마련했다. 대구신세계갤러리는 다음 달 30일까지 서수현, 김정섭, 하태임 등 주목받는 국내외 작가와 함께 '아트퍼니처: 캐비닛 룸' 전시를 연다.
보석과 회화, 조각상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냈던 17세기 유럽의 '캐비닛'(Cabinet)처럼 이색적인 미감을 갖춘 34점의 아트퍼니처(예술적인 가구)와 다양한 미술 작품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럭셔리 편집숍 분더샵 청담 지하 1층에 있는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는 다음 달 15일까지 '하나이 유스케전'이 열린다. 신세계 센텀시티점 6층 갤러리에서는 오는 23일까지 '플레이모빌 인 신세계: 작은 세상, 큰 선물' 전시가 진행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세계적인 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아트테인먼트'(Art+Entertainment)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더현대 대구 1층 더스퀘어에서 오는 5월 31일까지 세계적인 예술가 듀오 '루시+호르헤 오르타'의 대표작 '구름의 메테오로스Ⅱ'를 전시한다. 구름의 메테오로스Ⅱ가 국내에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루시+호르헤 오르타는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부부 작가다. 이들의 작품은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이번에 더현대 대구에 전시되는 구름의 메테오로스Ⅱ는 구름을 형상화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2014년 선보인 작품이다.
더현대 서울에는 에디 강과 마음스튜디오가 협업해 에디 강의 회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 수호천사 예티'를 대형 조형물로 구현한 작품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에디 강은 미국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출신으로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에 걸쳐 활동하는 작가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MOKA)'에서는 오는 3월 23일까지 이탈리아 그림책 작가인 파비안 네그린의 전시회가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4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바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아트 투고'(Art To Go)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백화점들이 아트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단순한 소비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공간과 콘텐츠에 관심이 높다. 이에 전시나 팝업스토어, 협업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또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문화공간의 역할을 강화하면 고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예술 전시나 조형물, 미디어 아트 등을 활용하면 백화점 내 포토존이 형성되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차별화된 아트 마케팅을 통해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전시와 협업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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