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여자프로농구 WKBL 아산 우리은행이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두고 대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16일 청주 KB를 46-44로 꺾고 21승 8패가 되면서 2위(18승 10패) 부산 BNK와 격차를 2.5경기로 벌려 남은 한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를 1위에 오른 건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이다. 정규리그 우승 상금 5000만 원을 수확했다. 우리은행은 통산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15회로 늘렸다.
앞서 우리은행이 리그 선두로 도약했을 때 한 여자농구 관계자는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빠졌는데 어떻게 1위에 오를 수 있나.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라고 놀라워했다. 실제로 비시즌 우리은행의 출혈은 상당했다. 박지현(토코미나와)은 해외 리그에 진출했고 박혜진(부산 BNK),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나윤정(KB)이 팀을 옮겼다. 박지현과 박혜진은 리그를 대표하던 선수들이었고, 따라서 정상급 선수 중 우리은행에 남은 선수는 김단비 혼자였다.
시즌 전만 해도 중하위권에서 맴돌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우리은행은 보란 듯이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코트 밖에선 ‘명장’ 위성우 감독이, 코트 안에서는 리그 최고 스타 김단비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위 감독은 WKBL에서 선수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일부 선수들이 우리은행으로 이적하기 꺼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위 감독은 시즌 전 본지에 “지금은 훈련량이 많이 줄어든 편이지만 그래도 연습 때 신발 끈 묶고 풀 때까진 대충하면 혼내고 한다”고 전했다.
위 감독은 수비를 강조하기도 한다. 평균 실점이 57.0점으로 가장 적다. 스틸은 2위(7.4개), 블록은 1위(3.1)다.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다 보니 상대가 득점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16일 KB 역시 44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의 압박 수비에 KB는 3점슛 성공률 9.5%로 극도의 난조를 보였고, 실책도 15개나 저질렀다.
에이스 김단비의 활약은 우승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박지수(갈라타사라이)가 해외로 간 올 시즌은 그야말로 ‘김단비 천하’였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평균 21.8득점 11.0리바운드 3.7어시스트 2.1스틸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5라운드 기자단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94표 중 94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단일리그 시행 이후 역대 5번째 만장일치 라운드 MVP였다. 2008-2009시즌 7라운드 최윤아, 2009-2010시즌 7라운드 변연하, 2010-2011시즌 이종애, 2023-2024시즌 박지현에 이어 역대 5번째다.
김단비는 "선수 입장에선 훈련이 너무 힘드니까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결과로 증명했다. 비시즌과 시즌 중 모두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극복할 준비가 돼 있는 게 우리은행의 강점이다"라고 힘주었다. 그는 이어 "통합 우승을 위해 열심히 하겠지만 강박감을 느끼며 플레이오프에 임하고 싶진 않다. 여태껏 잘해왔으니 지금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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