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불황 속 창고형 매장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최근 마곡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1위를 유지 중인 코스트코 뒤를 바짝 뒤쫓으면서 창고형 할인매장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상승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1768억원(5.2%) 오른 3조5495억원으로 이마트 전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고객수 또한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9년 연매출 1조원대에서 2조원, 2021년 2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올라섰고, 이후 3조 3000억원대에 머무르다 지난해 2000억원가량 상승세를 그렸다. 영업이익은 2021년 917억원에서 감소하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트레이더스와 같은 창고형 매장의 경우 특정 품목을 대규모로 들여오면서 인건비 및 인테리어 비용 등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일반 대형마트보다 통상 10~15%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의 비용이 책정된다. 여기에 트레이더스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계열사 간 통합 매입에 따라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 14일 새롭게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의 경우 첫날 역대 최대 일매출인 2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이튿날인 15일에는 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틀간 내점 고객수는 5만명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 이마트는 마곡점에 이어 3개의 신규 매장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26년 2개, 27년 3개의 신규점을 오픈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지속되는 고물가 시대 속 값싼 대용량 상품이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물리면서 창고형 매장이 다시금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 또한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코스트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증가한 6조5301억원,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트레이더스와 비교했을 때, 코스트코가 여전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가량 앞서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 기준 점포수는 트레이더스 총 22개(마곡점 제외), 코스트코는 19개점으로 점포 당 영업익도 코스트코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영업이익 성장률에서 트레이더스(59%)가 코스트코(16%)보다 약 3.5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를 앞지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기에 코스트코가 최근 올해부터 국내 고객 멤버십 연회비를 최대 15%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부정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행한 8.3% 인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번 코스트코의 회비 인상으로 따로 회원 요금제가 없는 트레이더스(이마트)·맥스(롯데마트) 등의 국내 창고형 할인점의 반사이익 기대감도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코스트코의 자사브랜드(PB) 커클랜드 인기 및 강력한 충성 고객으로 순위 변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 다만 트레이더스의 신규 출점 속도가 가팔라지고, 커클랜드에 대응할 수 있는 노브랜드 등의 PB 경쟁력이 확대되는만큼 창고형 할인점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 경우 최근 고환율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으면서 커클랜드 라인도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다"라며 "반면 국내 기업인 트레이더스는 환율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연회비가 없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신규 고객층 유입에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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