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한국 참여 가능성은?

알래스카 푸르도베이의 유전 시설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목하고 있는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 사업이 한국 정부의 고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약 450억 달러 규모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확대를 통해 통상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이 해당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며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신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해 연안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채굴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앵커리지 인근의 니키스키까지 운송한 후 액화해 수요처로 보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12년 엑손모빌 등 대형 정유사들이 참여하며 공식 발표됐으나, 높은 비용과 환경 문제 등으로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업을 다시 테이블에 올리며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가 미국의 대(對)한국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현재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산 LNG의 비중은 2021년 18.5%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2년에는 12.4%, 2023년에는 11.6%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산 LNG의 비중을 다시 늘릴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 이미 미국산 LNG 구매 확대를 결정하고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통상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 사업 참여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통상 압박 완화를 위한 대미 통상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 다변화를 통해 중동산 의존도를 줄일 수 있으며, 쇄빙 LNG선 건조와 송유관 건설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가시화된다면 한국 기업들이 액화 터미널, 송유관 건설 등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질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극해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 능력과 대량의 철강재가 필요한 송유관 건설에서 한국이 더 직접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의 수급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유럽의 난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LNG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산 LNG 수입 확대는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도모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중요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 정부는 통상 압박을 완화하고 에너지 수입의 다변화를 통해 향후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