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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한 전 대표의 출마 시사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이재명 대표의 재판이 맞물려 마구잡이로 가는 상황”이라며 “그런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기 대선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평가받는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달 동안 많은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며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에 신 수석대변인은 “조기 대선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성급한 판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대통령 탄핵 과정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저희 당이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헌재의 냉정하고 객관적 판단이 이뤄져야 국민적 분열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를 두고 “지금은 한 전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라며 “당 대표라는 최고의 지도자 위치에 계실 때 벌어진 참사에 대한 분명한 책임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핵심 당직자는 모든 당원에 공정한 잣대를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수석대변인을 맡은 신 수석의 이러한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신 수석대변인이 한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조기 대선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고 했다”며 “당의 주요 인사들이 신중한 행보를 하는 시점에서 오해받을 수 있는 말은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은 부결 당론이었던 탄핵을 막고, 정국을 수습해 이재명 대표의 의회독재에 결연한 의지로 맞서는 게 최우선”이라면서도 “신 수석대변인은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며 시정에 마음이 떠났다는 걸 공식화했던 분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는 신 수석대변인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권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비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23일 홍 시장은 SNS에서 “어차피 선출직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는데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조기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박 의원은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여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암시하며 “(신 수석대변인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행사에는 직접 참석까지 했다”며 “그러면서 한 전 대표의 글에만 ‘정신이 팔렸다’는 저속한 표현으로 비판했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런 편향성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 정도면 당 대변인이 아니라 특정 캠프 대변인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리당이 계엄을 막아냈던 역사의 현장에서 전화를 핑계로 도망치듯 뛰쳐나가 야당의 비웃음을 샀던 분이 할 말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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