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트럼프 관세 폭탄 대응… 美 공장 가동 조기화 전략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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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구체화됨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내 공장 가동을 조기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는 4월 2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책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며,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위치한 현대차와 기아의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최대한 가동해 연간 11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2024년 미국 내 현대차그룹의 총 판매량 170만 대의 6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차종을 현지에서 최대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명분을 쌓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내 845개의 대리점과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 사실을 강조하며, 미국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은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과거 위기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관세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1998년 내구성 이슈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현대차는 각각 ‘10년 10만 마일 보장’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했다. 이러한 과감한 리더십이 현재 위기에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일시적인 비용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66억 달러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했지만, 미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21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시나리오를 철저히 검토하며, 통상차관보를 워싱턴에 파견해 고위 당국자들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패키지 딜을 통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와 한미 조선 협력 방안 등을 검토해 관세 압박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한국 경제계의 대미 아웃리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등은 미국 내 정·재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기여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이 같은 활동은 한국 기업이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기여도 홍보를 통해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의 협상과 대응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