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곽한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을 갖는다.
미국 백악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할 예정”이라며 “러시아 측과의 협상을 통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특사와 왈츠 보좌관은 사우디에서 현재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화를 통해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한 후속 조치로, 최근 몇 년간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대좌하는 첫 회담이다.
왈츠 보좌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몇 주 동안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종전을 원하며 적절한 시기에 관련국들을 한자리에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배제에 불만…"푸틴 믿어선 안 돼"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배제된 우크라이나 측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보다 우리를 더 중요하게 여겨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신도 거듭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루비오 국무장관은 “푸틴이 평화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행동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며 “몇 주 안에 그의 진정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미국의 단독 협상에 반발…긴급 회의 소집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이 배제된 것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해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서방 동맹의 가치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협상이 진행될 경우, 전후 질서 재편 과정에서 유럽의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푸틴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달 말 가능성
이번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매우 곧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 "그도 관여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 간 역학 관계를 뒤흔들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진정성을 보일지 여부가 향후 협상 국면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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