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구단의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뒤 이같이 말했다.
위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서 청주 KB를 46-44로 제압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시즌 21승(8패)째를 기록,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마지막 매직 넘버를 지웠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지난 시즌에는 2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1쿼터부터 12점 리드를 잡는 등 우승 축포를 예약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KB의 거센 반격에 흔들렸다. 저득점 양상 속, 서로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를 벌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웃은 게 우리은행이었다. 종료 전 동점을 노린 KB 허예은의 플로터는 림을 외면했다. 우리은행이 기어코 조기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위성우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우리은행 부임 후 10번째 정규리그 정상이라는 위업을 썼다. 위 감독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들뜬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말도 안 되는 우승이라고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멤버 구성도 어려웠는데, 결국 이런 상황에서 믿을 건 연습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잘 참고 이겨낸 것이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우리은행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소화하기로 정평 난 팀. 위성우 감독은 꾸준한 훈련이 우승의 비결이라 진단했다. 비 시즌 많은 선수가 이탈했음에도, 위 감독의 지론은 굳건했다.
위성우 감독은 “오늘 같은 경우 김단비 선수(12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관 선수(15점)가 활약했다. 또 그동안 경기 시간이 적은 박혜미 선수도 제 역할을 해줬다. 꾸준히 뛰지 못하고도 제 역할을 한 건, 그가 평소 많은 훈련을 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번 시즌에 정말 얻은 게 많다. 우승은 매번 할 때마다 좋지만, 올 시즌은 차원이 다르다”며 “시즌 초 멤버를 보고 멘털 붕괴에 빠졌지만, 고민의 해답은 연습이었다. 선수들이 내 의도를 알아줬다는 점, 이게 선수들의 새로운 원동력이다. 어느 우승보다도 뜻깊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위성우 감독의 다음 목표는 단연 통합 우승이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1~4위가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1위 우리은행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4위 팀과 만날 전망이다. 위 감독은 “나는 욕심부릴 생각이 없다.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1~2번을 제외하고는 ‘해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만약 우승을 못 한다면, ‘우리의 것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마지막까지 열심히 한 팀이 가져갈 거라 생각한다. 우승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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