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배구 V리그 간판 김연경(37·흥국생명)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흥행 훈풍을 가져다줄 슈퍼스타의 부재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앞서 13일 배구계를 놀라게 할 소식이 전해졌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홈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팀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오랫동안 배구를 해왔고, 많이 고민했었다. 지금이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 은퇴해도 아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밝혔다.
1988년생인 김연경은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다만 김연경이 최근에도 톱클래스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어 그의 은퇴 결정은 다소 아쉬움을 자아낸다. 올 시즌 김연경은 16일 오전 기준 총득점 521점으로 이 부문 국내 선수 1위에 올라 있다. 또한 공격 성공률 2위(45.4%), 퀵오픈 성공률 1위(54.6%) 등을 기록 중이다.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최근 8연승을 이어가며 선두(23승 5패·승점 67)를 질주하고 있다.
김연경은 팀 성적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영향력이 큰 선수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홈 경기장에는 구름관중이 몰리고 있고, 3차례나 매진을 이뤘다. 김연경은 원정 경기에서도 티켓 파워를 과시한다. 은퇴 선언 후 첫 경기였던 16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전도 많은 관중이 몰리면서 전 좌석이 동났다.
그렇다 보니 김연경이 떠난 후에는 V리그 여자부가 현재의 인기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연경을 대체할 슈퍼스타가 아직은 리그에 없기 때문이다.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페퍼저축은행전에서 만난 강성형(55) 현대건설 감독도 “리그 인기를 생각했을 때 김연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1~2년은 더 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은퇴한다고 하니 아쉽다”고 전했다.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양효진(36)은 김연경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선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누구 하나 잘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리그 흥행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성을 다 같이 찾아야 한다. 모든 구성원, 선수들과 배구 미래를 바라보는 꿈나무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의 활약을 보고 자란 정지윤(24)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연경 언니를 배고 배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연경 언니는 코트 위에서 영원할 것 같았다. 은퇴한다고 하니 잘 와닿지 않는다"면서 "어린 선수인 제 입장에서는 더 뛰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게 어렵다는 건 알고 있지만, 너무 아쉽다. 아직도 어린 선수들이 연경 언니를 보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자꾸만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선설은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저지할 수 있는 팀 중 하나로 꼽힌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18승 10패 승점 56으로 2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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