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저항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서거 80주기를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의 국적 왜곡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입장을 밝히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국적을 '한국'으로 수정해달라고 지속적으로 항의했지만 바이두 측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3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环球时报·환구시보)는 윤동주 시인을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 투쟁을 한 '조선족 애국 시인'으로 소개해 논란이 됐다. 또한 윤동주의 생가가 있는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시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표지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서 교수는 "생가를 찾은 중국 관광객 대부분이 윤동주를 중국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 당국에 정정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3·1절을 맞아 윤동주에 대한 다국어 영상을 공개해 국내외에 올바른 정보를 알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언론도 입장을 밝혔다. 이날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현행 국적법과 역사적 상황을 고려할 때 윤동주의 국적을 규정하는 데 몇 가지 난점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동주가 중국 영토 내(북간도)에서 출생한 점 △당시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점 △윤동주가 생전에 자신의 국적 귀속을 명확히 밝힌 적이 없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윤동주의 국적 문제는 양국의 관련 전문가들이 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윤동주처럼 한중 양국에서 모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은 양국 간 이해와 소통을 증진하는 가교가 돼야 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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