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20주년', 구글은 감추고 싶은 유튜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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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20주년', 구글은 감추고 싶은 유튜브의 비밀

BBC News 코리아 2025-02-16 10:0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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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특이한 방법을 사용한 한 연구 프로젝트가 구글은 공개하고 싶지 않을 만한 유튜브의 몇 가지 통계를 파헤쳤다.

유튜브는 투명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유튜브로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끝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상품 경제부터 알고리즘의 급진적인 효과까지 유튜브를 다룬 연구도 대단히 많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유튜브 지식은 간단한 질문만으로도 흔들린다. 예를 들면, 우리는 유튜브를 얼마나 많이 시청하고 있을까?

유튜브를 자회사로 가진 구글은 이 정보는 물론, 여러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2월 초 구글은 TV로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이 하루에 총 10억 시간을 시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튜브의 총 사용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추정에 따르면, 유튜브의 월간 사용자는 약 25억 명이다.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유튜브를 사용하는 셈이다. 모바일 앱 사용자의 평균 시청 시간은 한 달 기준 29시간 정도로 추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을 해보자.

앱 사용자의 월평균 시청 시간을 웹사이트 및 TV로 시청하는 모든 유튜브 사용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전체 시청 시간은 25억에 29를 곱하면 된다. 이렇게 계산된 인류의 월간 유튜브 시청 시간은 830만 년에 달한다. 여기에 다시 12를 곱해 연간 시청 시간을 따져보면, 인류 역사의 총합보다 수백 배나 긴 1억 년에 가까운 시간이 된다.

유튜브에는 과연 몇 개의 동영상이 있을까? 그 영상들은 무슨 내용일까? 유튜버들은 어떤 언어를 사용할까? 2025년 2월 14일, 유튜브는 플랫폼 운영을 개시한지 20년이 됐다. 유튜브에는 엄청난 수의 동영상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실제 숫자를 모른다. 구글은 이 답을 알고 있지만, 말해주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게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다방면에 활용되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하나가 어둠 속에서 작동한다는 우려다.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 대학에서 '디지털 공공 인프라 이니셔티브'를 이끌고 있는 에단 주커만에 따르면, 외부에서 유튜브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영상을 무작위로 샘플링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수동으로 선택하거나 알고리즘의 추천을 따라간다. 하지만 영상을 편향 없이 확보해 실제로 연구 가치가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몇 년 전, 주커만 연구팀은 한 가지 해법을 찾아냈다. 한 번에 수십억 개의 URL을 무작위로 만들어 이에 상응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주커만은 이 도구를 봇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기술은 아니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더 정확한 용어는 '스크래퍼'(긁어오는 도구)입니다." 스크래퍼를 동원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유튜브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처음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는 지난 20년간 모든 세대에서 감성을 형성하고 글로벌 문화를 만들어 왔다.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는 미국내 최대 인기 소셜 미디어 사이트다. 성인의 83%와 청소년의 93%가 이용중이다. 대부분의 추산에서 유튜브는 '구글닷컴'에 이어 전 세계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로 꼽힌다. 하지만 이 플랫폼이 운영의 새로운 10년으로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도, 플랫폼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들은 여전히 비밀로 묶여있다.

우리의 취재 요청에 구글 대변인은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블로그 게시물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기사에 등장하는 통계 및 기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아직까지 유튜브의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았다.

특이한 방법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및 인권 센터' 부국장인 폴 바렛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특정 정보를 공개하기는 하지만, 그 정보는 단편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때문에 소셜 미디어 플랫폼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얼마나 엄청난지, 그 사용자 수가 얼마나 많은지, 콘텐츠의 양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강조하는 것은 구글 입장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본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은 실제 현실처럼 자신들이 영향력을 가진 회사로 인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커만 연구팀은 감춰진 부분을 들여다 볼 방법을 찾아냈다. 유튜브 URL에는 표준 형식이 있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URL은 "youtube.com/watch?v="로 시작하고 11자로 구성된 고유 문자열로 끝난다. 예를 들어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의 고유 문자열은 '9bZkp7q19f0'이다.

이에 착안한 연구팀은 11자리의 문자열을 무작위로 생성한 뒤, 해당 동영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크래퍼는 이 문자열에 연결된 영상을 찾으면, 해당 영상을 다운로드한다. 주커만은 이를 성가신 십대가 부모가 잠궈놓은 술장 비밀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무작위 숫자를 입력하는 것에 비유했다.

주커만은 "뉴욕에서 지역 번호 212에 유효 전화번호가 몇 개나 있는지 알고 싶다면 212를 누른 다음에 임의로 숫자 7개를 차례로 눌러 누군가 전화를 받는지를 확인하면 된다"며 "그렇게 하면 욕은 많이 먹겠지만 결국에는 데이터를 모아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유튜브에서 한 일입니다. 유튜브는 1860경의 잠재적 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누가 전화를 받는지 확인하려면 수십억 개의 번호를 눌러야 합니다."

주커만 연구팀은 스크래퍼가 무작위 문자열을 생성하고 해당 문자열과 맞는 유튜브 영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반복했다. 초기 연구를 위해 처음 수집한 영상은 1만16개였다. 이를 위해 스크래퍼는 180억 개가 넘는 잠재적 URL을 확인해야 했다. 실제 존재하는 동영상을 하나 찾는 데, 거의 18억 7000만 개의 잘못된 추측이 활용된 것이다. 사람이 직접 이 작업을 한 번 할 때마다 3초가 걸린다고 가정하면, 하나의 동영상을 찾을 때까지 평균 178년이 걸리는 셈이다.

그런데 이 연구의 결과는 '유튜브가 실제로 어떤 곳인지'에 대한 대중의 통념과 달랐다.

알려지지 않은 통계

첫 번째 질문은 간단했다.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수는 얼마나 될까? 구글은 유튜브가 증명해야 할 것이 많았던 초창기에는 이와 관련된 통계를 발표하곤 했다. 2006년 구글이 처음 유튜브를 인수했을 당시에는 매일 약 6만5000개의 동영상이 플랫폼에 올라왔다고 한다. 최근 유튜브는 분당 500시간 이상의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동영상 개수는 함구하고 있다.

주커만 연구팀이 발견한 동영상 수와 추측에 기반한 동영상 수를 비교한 결과, 2022년 기준 유튜브에는 90억 개 이상의 동영상이 보관되어 있었을 것으로 계산됐다. 2024년 중반에는 그 수가 60% 늘어, 148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많은 이들은 유튜버라고 하면,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인플루언서나 '미스터비스트'나 '조 로건' 같은 전문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떠올린다. 하지만 연구진은 동영상 중 일부를 선별해 해당 영상을 일반 시청자들에게 보게 한 다음, 그들이 시청한 영상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일반 시청자들이 본 작품 대부분은 전문가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분석 대상 동영상 중 0.21%에만 스폰서십이나 영상 내 광고 같은 수익 창출이 붙어 있었다. 그 유명한 "좋아요와 댓글, 구독해 주세요"처럼 시청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요청이 들어간 동영상은 4% 미만이었다.

세트나 배경 디자인이 있는 동영상은 14%를 차지한 반면, 어떤 형태의 편집도 거치지 않은 동영상은 38%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의 동영상에서 카메라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 고품질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 동영상은 약 18%에 불과했으며, 거의 85%의 동영상은 음질이 천차만별이었다. 그리고 40% 이상은 음악만 있고, 대화나 발언이 없는 동영상이었다. 샘플 동영상의 약 16%는 주로 사진 이미지만 있었다.

생태계에서 정점에 있는 유튜버는 수억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은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유튜브에 있는 동영상의 평균 조회 수는 41회 정도이다. 또 전체의 4%는 조회수가 0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댓글이 하나도 없는 영상은 약 74%였고, 약 89%에는 좋아요가 없었다. 전형적인 유튜브 영상은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길이도 매우 짧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튜브에 있는 영상들의 평균 길이는 64초 정도였고, 전체 영상의 3분의 1 이상은 그 길이가 33초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까다로운 질문

한때 유튜브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도구를 자처했다. 이 회사의 초기 슬로건은 "직접 방송하세요"였다. 하지만 오늘날 유튜브는 전문 크리에이터가 만든 작품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에 더 가깝다고 평가가 많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 경영자는 2025년 초 연례 서한에서 회사의 사명은 여전히 "모든 사람이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메시지는 "유튜버들이 할리우드의 스타트업이 되고 있다"나 "유튜브는 새로운 텔레비전" 등이었다.

스크래핑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커먼 연구실의 선임 연구원 라이언 맥그레이디는 유튜브의 이러한 시각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처음부터 민간 기업이 만든 무료 서비스였기에, 구글은 그런 식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맥그레이디는 사람들이 실제로 유튜브를 사용하는 양상을 보면, 유튜브는 TV라기보다는 인프라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유튜브를 어떤 백만장자가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것 같은 콘테스트를 통해 상금을 주는 곳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튜브 및 유튜브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따져보려면, 단순히 그것이 소비되는 방식뿐만 아니라 활용되는 방식도 살펴봐야 합니다."

유튜브는 사실상의 인터넷 상의 저장소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저장하고 싶은 동영상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유튜브다. 그런데 지방 자치 단체 회의가 중계되는 장소이기도 하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의 공공 책임성을 구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맥그레이디는 소셜 미디어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인프라이며,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투명성과 관련된 최소한의 기대치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구글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여러 산업에서 불법 독과점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여러 소송에 휘말렸다. 구글은 이 중 몇 건은 패소했다. 현재도 여러 반독점 소송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뉴욕대 연구원 바렛에 따르면, 유튜브는 대형 소셜 미디어 경쟁사들이 받은 여러 가지 조사를 피해갔다.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는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자사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대중에게 자주, 그리고 요란하게 정보를 전한다. 바렛은 "반면 구글은 보다 조용한 전략을 선택해 경쟁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이 전략이 대체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바렛은 "금융이나 농업, 심지어 방송과 같은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소셜 미디어는 기업이 스스로를 설명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기업은 대중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정치 및 시민 생활의 모든 사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렛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로 정보를 배포하는 데 천문학적인 힘을 발휘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간단하면서도 구체적인 정보 역시 중요하다. 그는 "현재 베일에 가려져 있는 정보들을 아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면 "이는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발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이 정도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도 어디에선가 연구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평가할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사회에서 소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더욱 건강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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