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사라지는 백사장, 무너지는 해안···정부 '연안정비' 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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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세] 사라지는 백사장, 무너지는 해안···정부 '연안정비' 왜 실패했나

여성경제신문 2025-02-15 15: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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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강릉원주대 '모바일 뉴스의 이해' 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허만섭 강릉원주대 교양교육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 백사장이 파도에 패여 나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2018 연안 침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침식이 우려되거나 침식이 진행 중인 곳은 강원도가 31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 해변은 모두 침식이 진행 중인 D등급으로 분류됐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 백사장이 파도에 패여 나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2018 연안 침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침식이 우려되거나 침식이 진행 중인 곳은 강원도가 31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 해변은 모두 침식이 진행 중인 D등급으로 분류됐다. /연합뉴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연안 지역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는 국민의 생활 공간, 경제 활동 공간, 여가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사회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 단적으로 하얗고 드넓은 백사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 변화로 인해 동해안에서 연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침식 우려 지역을 모니터링하고 정비 사업을 벌여 침식된 곳을 회복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렇다면 연안 지역은 침식 문제가 개선됐을까? 

필자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국토 지리 플랫폼에 공개된 강원도 강릉시 남항진 해안 지역 항공사진을 분석해 봄으로써 이 문제를 살펴봤다. 이 지역은 연안 침식을 막기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된 곳이어서 탐구 대상으로 적합했다.

초기 침식과 연안정비

그림1. 왼쪽부터 2013년, 2021년, 2023년 강릉 남항진 해안 항공사진. /국토지리정보원
그림1. 왼쪽부터 2013년, 2021년, 2023년 강릉 남항진 해안 항공사진. /국토지리정보원

2010년 들어 남항진 해안에선 상당한 침식이 진행됐다. 모래사장의 폭은 이미 좁아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안정비 기본 사업을 추진해 2013년 바다에 구조물을 설치했다. 퇴적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13년 남항진 해안을 보여주는 <그림1> 왼쪽의 오렌지색 상자에 따르면 백사장 맨 위쪽에 수평으로 방파제 같은 인공구조물이 설치된 것이 보인다. 그 결과 이 구조물을 중심으로 해변의 폭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5년과 2017년 시설물 설치의 효과로 침식은 다소 완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침식은 퇴적보다 조금 더 빠르게 진행돼 갔다. 남항진 부근 백사장은 느리지만 조금씩 더 얇아져 갔다. 다만 구조물을 설치한 곳 부근에서는 퇴적이 지속됐다.

추가 구조물 설치

2019년과 2021년 남항진 해안에서는 침식이 퇴적보다 훨씬 가속화되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이에 원래 있던 구조물의 오른쪽 끝부분에 추가적인 구조물이 설치됐다. 이 모습은 <그림1> 중앙의 오렌지색 상자에서 확인된다. 이러한 추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침식은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2020년쯤부터는 침식이 구조물과 해안 도로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구조물 철거와 가속화된 이차 침식

그림2. 테트라포드. /최산
그림2. 테트라포드. /최산

2022~2023년 상황이 매우 악화했다. 남항진 연안에서 심대한 침식이 나타났다. 구조물 설치 효과는 급격히 사라졌다. 2023년의 남항진 해안을 보여주는 <그림1> 오른쪽의 오렌지색 상자에 따르면 추가로 설치한 구조물이 없어진 점이 확인된다. 방파제의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리가 네 개 달린 콘크리트 블록인 테트라포드(그림2)를 묻을 모래마저 부족해 추가적 구조물이 철거된 것이다. 

구조물 설치 노력으로 한때 두꺼워진 구조물 부근 연안은 다시 침식되고 있다. 이차 침식이 진행된 것이다. <그림1> 의 2023년 사진을 보면 구조물 아래 연안이 다시 오그라드는 것이 확인된다. <그림1> 의 파란색 상자 세 개를 보면 연안정비 사업에도 불구하고 2013·2021년 대비 2023년 남항진 일대 연안이 더욱 가늘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지난 10여 년에 걸친 강릉 남항진 해안 항공사진들은 '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일시적 성공만 거뒀을 뿐 침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질적 효과를 내는 해결책이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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