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 업체인 ‘투어링 플랜’ 집계 자료를 인용해 두 자녀를 둔 평범한 미국인 부모가 디즈니월드를 즐기는 비용을 계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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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이 비교적 저렴한 호텔에 머물며 4일간 디즈니월드를 방문하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난해 기준 4266달러(약 622만원)였다. 이는 5년 전(2018년) 3230달러(약 471만원)와 비교해 44% 증가한 수치다.
투어링 플랜은 디즈니월드 가격이 크게 오른 원인으로 한때 무료였던 서비스들이 유료화되면서 전체 비용 증가의 8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디즈니월드는 지난해 기본 입장권 외에 별도로 ‘패스트 패스’를 팔기 시작했다. 이 티켓으로 언제든 원하는 놀이기구를 대기하지 않고 곧바로 탈 수 있다. 가격은 등급에 따라 137.39달러(약 20만원)에서 최대 478.19달러(약 69만원)까지 책정됐다.
실제 지난해 11월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디즈니월드를 방문한 델라웨어주 출신의 한 워킹맘은 2일권 티켓에 1123달러(약 163만원), 패스트 패스에 208달러(약 30만원), 도날드 등 캐릭터와 함께 하는 식사에 219달러(약 32만원) 등 총 3000달러(약 435만원)를 지불했다. 숙박비와 교통비는 뺀 금액이었다.
이에 일반적인 미국 가정은 비용 문제로 디즈니월드 방문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투어링 플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부모 2명이 자녀 1명을 데리고 디즈니 월드를 여행하는 비용이 미국 내 소득 하위 40% 가구의 연간 전체 여행 예산을 초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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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대출 업체 렌딩트리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디즈니 리조트를 방문한 응답자 중 45%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비용 폭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가계들은 이제 디즈니월드를 떠나 다른 여행지를 찾고 있다. 디즈니월드 대신 유럽 여행을 택한 한 가정은 매체에 “디즈니 리조트 멤버십을 팔고 그 돈으로 네덜란드를 3주 관광했다”며 “(디즈니는)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디즈니 측은 “투어링 플랜의 분석이 과장됐으며, 디즈니 월드가 제공하는 여러 옵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WSJ는 “미국 내 디즈니 월드 방문객 수 성장세가 주춤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9월 마감된 디즈니의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디즈니 월드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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