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다자 회의가 진행 중인 만큼, 양자 회담의 시간은 30분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미 두 장관이 전화통화를 한데다, 미국이 이미 일본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비핵화’라는 원칙에 합의한 만큼 압축적이면서도 양측이 공감 가능한 논의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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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에서 가장 급한 것은 ‘북한 비핵화’ 원칙에 대한 확인이다. 트럼프 2기 들어 북미간 대화 가능성이 심화하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감대 형성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앞서 조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 간의 공감대가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리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파워(Nuclear power·핵 능력)’라 언급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 보유를 공식 인정받은 ‘핵보유국(NWS·Nuclear Weapon State)’과는 완전히 다른 용어이며 국제사회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여전히 추진 중이란 얘기다.
이미 미국과 일본도 지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두 정상(트럼프 대통령·이시바 시게루 총리)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해결의 필요성을 표명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처음으로 명시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무부 3인자 자리인 정무 차관에 앨리슨 후커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선임 보좌관을 지명했다. 후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재임기에 백악관에서 근무하며 싱가포르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전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 출신이다. 이번 인선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경험이 있는 알렉스 웡과 윌리엄 보 해리슨을 각각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대통령 보좌관 겸 백악관 운영 담당 부비서실장직에 앉히기도 했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이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1기 시절 경험이 있는 인물들을 포진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조 장관은 ‘관세폭탄’에 대한 우리 측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이르면 4월 초부터 맞춤형 ‘상호 관세’를 각국에 물리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지만 강화된 트럼프 2기의 관세조치를 피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 7위 국가이기도 하다.
다만 조 장관이 “(루비오 장관과의 만남에서) 경제 현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검토했다”고 언급한 만큼 미국이 예고한 ‘관세 폭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까지 참여하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한미일 3국간 협력 강화 기조가 트럼프 2기에도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뮌헨안보회의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도 참석하지만 한중 양자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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