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삼양식품과 달리 수익성이 하락한 농심이 ‘신라면 툼바’를 앞세워 해외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으로 현지 시장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 3442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 넘는 기록을 달성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12%에서 지난해 20%로 상승했다. 사실상 식품업계에서 내기 힘든 이익률이다. 대다수 식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 안팎으로 삼양식품의 4분의 1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농심의 영업익은 전년 대비 23.1% 감소한 16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으나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이 확대됐고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해 영업익이 줄었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로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라면 툼바는 다음달 호주 전역에 1100여개 매장을 보유해 현지 유통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한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에 입점한다. 4월에는 일본에 2만10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세븐일레븐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올 6월부터는 미국 최대 유통 체인 월마트에서도 ‘신라면 툼바’를 판매할 예정이다. 농심은 미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사각용기면 타입의 신라면 툼바를 내달 말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콘텐츠를 연계한 마케팅에도 힘쏟는다. 현재 국내 신라면 툼바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에드워드 리 셰프를 미국 등 글로벌 광고에 활용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에서 인기를 얻는 ‘틱톡 드라마’ 형식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앞장선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 각국 1위 유통사들이 신라면의 맛있게 매운맛과 부드럽고 고소함이 결합된 ‘신라면 툼바’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과 호주의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 중국 등 글로벌 유통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함께 신라면 툼바를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매출이 실적을 좌우하면서 농심은 17년 만에 국내 수출 전용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올 상반기 착공한다.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중국법인 생산량까지 포함하면 연간 라면 27억개 생산이 가능해진다. 내수용 물량까지 합치면 총 60억개의 라면이 생산 가능하다.
농심이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아쉽지만, 올해 해외 확장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