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손흥민을 향한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주장 박탈론이 다시 붉어졌다.
전 토트넘 홋스퍼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그로스버너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저격했다. 오하라는 "토트넘이 최근 치른 두 경기였던 리버풀전과 아스톤 빌라전은 토트넘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경기였지만, 토트넘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에는 투지와 열정, 그리고 리더십이 부족했다"라며 비판을 시작했다.
이어 부진 이유로 손흥민의 리더십을 운운했다. 오하라는 "토트넘의 부족한 리더십은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된다.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손흥민은 이제 더 이상 토트넘에 어울리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이고, 그동안 토트넘을 위해 엄청난 헌신을 했지만 팀이 어려울 때 팀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주장이라면 앞에서 팀을 이끌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팀을 위기에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손흥민은 이제 주장직을 내려놓고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다"라며 손흥민의 주장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심각한 부진에 빠진 토트넘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4위에 처진 토트넘은 강등권과 승점 8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컵 대회 성적도 엉망이다. 지난 EFL컵 준결승 1차전에서 리버풀에 1-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0-4로 대패하며 탈락했다.
끝이 아니다. FA컵 32강에서도 빌라에 발목 잡혔다. 아직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일정이 남아 있는 토트넘이지만, 이마저도 암울한 것이 사실이다. 영국 슈퍼컴퓨터 ‘제페토’는 “토트넘이 UEL 16강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 모든 토트넘의 부진이 손흥민 탓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리버풀과의 EFL컵 4강 2차전 이후 과거 토트넘 출신 제이미 레드넵은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선수들에게도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 파도가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손흥민은 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이끄는 걸 본 적이 없다. 힘들 때 무엇을 가져다주나? 토트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봐라. 이런 말을 하는 게 싫지만 항상 토트넘이 당하는 것이다”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마음이 든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리드를 맡겨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 오늘은 정말 끔찍했다”라고 밝혔다.
레드냅의 비판을 시작으로 손흥민 ‘마녀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말도 안 되는 ‘태업 의혹’까지 붉어졌다. 리버풀 출신 필 톰슨은 ‘노 트리피 태피 풋볼 팟캐스트’를 통해 “손흥민은 한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 에너지가 부족해 보인다. 그의 경기력은 단순히 최근 몇 개월의 문제가 아니라 시즌 내내 기복이 있었다. 그가 예전처럼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중요한 선수지만,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토트넘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손흥민의 최근 부진한 경기력을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톰슨은 토트넘 선수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불화설도 의심했다. 특히, 손흥민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나는 선수들이 감독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토트넘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더 이상 감독의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 가장 큰 문제는 손흥민이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는 항상 팀이 승리할 때 주연으로 활약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은 너무 부족해 보였다"라며 감독과 선수단 간의 불화의 중심이 손흥민이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펼쳤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에너지가 넘쳤지만, 올 시즌 너무 부족해 보인다. 지난 몇 달 동안만 그런 게 아니다. 손흥민은 더 이상 열정, 헌신,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속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또 올해 토트넘이 추구했던 방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왜 토트넘의 부진이 손흥민 탓인지 이해할 수 없다. 애초에 토트넘은 우승 트로피와 거리가 먼 팀이다. 지난 2007-08시즌 EFL컵 우승 이후 17년간 우승컵을 단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손흥민의 토트넘 합류 이후 우승에 근접할 수 있었다.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팀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 토트넘은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고,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무릎을 꿇었다. 2020-21시즌에도 EFL컵 결승 직전 조세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손흥민이 주장이 아닐 때도 우승하지 못한 토트넘이다. 현재 주장이 손흥민이라는 점이 토트넘의 부진 이유로 꼽히는 것은 부당하다. 게다가 손흥민은 바닥을 기는 토트넘 공격진에서 그나마 제 몫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다. 올 시즌 공식전 33경기 10골 8도움이다. 손흥민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현재 선수단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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