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역사를 쓰고 있는 아일랜드 팀 샴록로버스의 16세 공격수 마이클 누난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14일(한국시간) 노르웨이 몰데의 아케르 스타디온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컨퍼런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샴록이 몰데에 1-0으로 이겼다. 2차전은 오는 21일 샴록의 홈구장 탈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다.
샴록은 아일랜드 최상위리그인 프리미어 디비전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1990년대부터는 한동안 주춤했지만 2020년대 들어 2020년 무패우승을 포함해 리그 4연패를 차지하는 등 명가 재건을 이룩했다. 지난해에는 셸번에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컨퍼런스리그에 참여해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샴록은 유럽대항전이 조별리그에서 전체 리그 페이즈 형식으로 변경되면서 수혜를 입었다. 리그 6경기 3승 2무 1패로 전체 10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만약 4골을 더 넣었다면 승점이 같은 세르클러 브뤼허를 누르고 16강에 직행할 수도 있는 좋은 성적이었다. 샴록 밑에는 스페인 라리가 다크호스 레알베티스, 독일 분데스리가의 하이덴하임 등 여러 리그의 강팀들이 즐비했다. 1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샴록은 아일랜드 구단 최초로 유럽대항전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클럽이 됐다.
샴록의 이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노르웨이 강호 몰데 원정을 떠나 1-0으로 승리하며 기적을 이어갔다. 결승골의 주인공도 만화와 같다. 16세 197일의 어린 소년 노난은 이날 선발로 나서 후반 12분 골망을 흔들었다. 팀이 강한 전방압박으로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공을 탈취했고, 이어진 컷백을 노난이 집중력 있게 밀어넣었다. 프로 무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신고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노난은 이번 득점으로 컨퍼런스리그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17세 288일에 득점했던 하츠 선수 제임스 윌슨의 기록을 1년 이상 아득히 뛰어넘었다. 컨퍼런스리그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도 16세 100일의 나이로 득점한 당시 안더레흐트 소속 미드필더 니 램프티에 이어 유럽대항전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득점 기록이다.
전반 42분 퇴장자가 발생해 이미 수세에 몰렸던 몰데는 노난의 득점으로 더 이상 재기할 동력을 잃어버렸다. 샴록은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노난의 득점을 소중히 지켜 2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미 역사를 쓰고 있는 샴록이 몰데를 꺾고 16강에 진출한다면 아일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더욱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사진= 샴록로버스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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