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현 경제 상황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감액 예산이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계엄 사태로 인한 여파를 지적했다.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무색하게 여야는 서로를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尹 짱구노릇''내란수괴 대행'이라고 날을 세웠고 여당 의원들은 박지원 의원을 향해 "치매냐" 이재명 대표를 '글로벌 빌런'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與 "예산 깎고 추경 주장.. 야바위 정치" 野 "계엄으로 경제 악화"
최 대행 "추경 논의 필요.. 추경 보다 기존 예산 집행이 우선"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경제부처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동진 의원은 그래픽 저장장치(GPU) 부족 상황을 짚으며 "민주당이 감액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AI(인공지능) 인프라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탓 아닌가. 국가 AI 컴퓨팅 센터가 관련 예산 삭감으로 운영상 에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자근 의원은 "민주당은 예산을 날치기 처리한 지 5일 만에 추경을 꺼냈다. 4조를 일방적으로 깎아놓고 35조 추경을 주장한다"며 "완전 야바위 정치"라고 비난했다.
구 의원은 "이런 후안무치한 정치가 어디 있나. 탄핵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예산 감액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는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계엄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며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3년간 국가 채무, 재정 적자, 가계 부채가 다 늘어나고 물가·환율은 급등했으며, 세수·실질임금·일자리는 모두 줄었다"며 "시가총액 71조 증발, 16년만 환율 최고치, 계엄쇼크로 인한 GDP 6조3000억원 증발, GDP 전망치 1.8% 하향 조정 등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렸던 우리 경제가 계엄 한 방에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은 국회의장도, 여야도, 한국은행까지 다 동의했는데 속도를 내야 하지 않나"라며 "기재부가 그런 것을 하라고 월급 받는 것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계엄 이후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추경 편성 요구에 대해 최 대행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추경 목적과 사업인데 그것에 대한 기본 원칙이 합의돼야 한다"며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추경의 필요성과 시기, 규모, 사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잡혀 있는 673조원의 예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예산 집행의 효과가 어떤지 보면서 추경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추경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야당은 최 대행을 향해 비상입법기구 쪽지와 헌법재판관 임명 등에 대해서 질의를 이어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헌법 절차를 제일 무시한 분이 바로 최 대행"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인사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는데 최 대행이 마은혁 재판관은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오늘날 이 큰 혼란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거부권 권한대행'인가. 윤석열의 못된 것만 배워서 그대로 계승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용민 의원은 윤 대통령 공소장에 쪽지 관련 내용이 담겼다며 "윤 대통령 공소장에 부총리는 공범으로 적시된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지 최 대행이 계엄을 수습하기 위한 정부 조치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 대행에게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나면 따라야 하느냐, 존중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 대행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지원, 최 대행에 "尹위해 짱구노릇"… 與 "치매"
김은혜 "美서 '이재명이 대북송금 우두머리냐' 물어"
여야는 대정부징문 과정에서 "치매" "빌런" 등 거친 발언으로 설전을 벌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최 대행의 학창 시절 별명이 '짱구' 아니었느냐"며 "그런 천재 짱구가 대한민국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야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서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박 의원은 최 대행을 반복적으로 '짱구'에 빗대어 불렀다.
박 의원의 발언에 여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의원을 향해 "치매"라고 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우 의장이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대선배에게 치매 소리는 과한 소리고, 또 여기서 주고받는 말씀도 과하다"고 제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연루 의혹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미국 측 인사들이 이재명 대표가 대북 송금 우두머리냐고 물었다"며 "전임 민주당 대통령은 미국 언론에서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소리를 듣더니 지금 민주당 당 대표는 미국 측으로부터 '대북 송금 우두머리'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한미관계의 리스크로 보기도 했다"며 "글로벌 빌런 쯤으로 간주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 의회 의원들은 북한, 중국,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한일 관계를 개선한 것이 왜 탄핵사유냐고 제게 되물었다"고도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김 의원을 향해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거짓말 하지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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