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MD] ‘선배’ 감독이 ‘새내기’ 유병훈 감독에게...“K리그1, 지옥이고 정글이다”

[인터풋볼=박윤서 기자(홍은동)] ‘선배’ 감독들은 ‘새내기’ 유병훈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K리그1은 살벌한 곳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K리그1 8개 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해 올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히고 미디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일정이 있는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광주FC, 전북 현대는 저번 주에 이미 미디어데이를 마쳤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우승하여 다이렉트 승격한 안양. 유병훈 감독은 “안양이 처음으로 승격한만큼 ‘도전자의 정신’을 가지고 흔들릴지언정 휘둘리지 않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K리그2에 있다가도 승격 이후 고전하는 경우가 많기에 ‘도전’의 정신을 강조했다.

‘선배’ 감독들은 ‘새내기’ 유병훈 감독에게 K리그1이 얼마나 힘든 곳인지 말해주었다. 먼저 정경호 강원FC 감독은 “K리그1은 힘든 곳”이라고 말했고,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K리그1은 지옥과도 같다”라며 살벌한 경고를 남겼다. 박창현 대구FC 감독 또한 “K리그1은 정글이다”라고 의견을 더했다.

정정용 감독은 웃음 유발과 함께 진지한 조언도 건넸다. “뭣도 모를 때가 좋은 거다. 첫 경기 울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경기만 포커스를 잘 맞추면 분위기가 있을 거다. 감독으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다. 첫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또 리그가 길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완주해라”라며 응원했다.

유병훈 감독은 모든 조언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모든 감독님들의 말씀에 동의한다.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다. 직접 부딪히면서 개선해야할 점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도전자의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으나 “안양이 지금은 밑에서 시작하지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각오도 다졌다.

김기동 FC서울 감독과는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안양과 서울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김기동 감독은 “K리그1에 온 안양에 행운을 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승리해야 하는 팀이다. 팬들의 감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특정 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보다는 모든 팀들에게 집중해야 원하는 목표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병훈 감독은 “냉정하게 경기를 해야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2004년,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면서 팬들이 아픔을 겪었다. 11년 만에 승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 각오라기보다는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김기동 감독이 갑자기 마이크를 잡더니 “연고이전이 아니라 연고복귀라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감독이 말하는 것보다는 연맹에서 잘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