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공급량이 줄어들자 가격이 폭등했다. 사진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주 메렉 마트 트레이더조에서 계란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구매 제한 수량을 안내하는 글이 적혀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13일 뉴스1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1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0%였지만 달걀 가격 상승률은 15.2%였다. 이번 미국 달걀 가격 상승은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월 12개 달걀이 든 세트가 2.52달러(약 3600원)였는데 같은해 12월 4.15달러(약 60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대형 A등급 달걀 12개가 든 세트 평균 가격은 4.95달러(약 7200원)까지 상승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12월에 가금류 1320만마리가 살처분됐고 올 들어 현재까지 2100만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고 발표했다. 또 가금류가 지난해 11월 약 700만마리, 지난해 12월 1800만마리, 지난달 2300만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을 받아 살처분됐다고 전했다.
미국 식료품 업체 트레이더스조는 고객 한 명당 하루 달걀 구매량을 12개가 든 세트 1개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마켓체인 기업인 스프라우츠와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도 비슷한 구매 제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
달걀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달걀 도둑'도 등장했다. 이번달 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그린 캐슬에서는 약 4만달러(약 5800만원) 상당의 유기농 달걀 10만개가 도난당했다. 또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한 레스토랑에선 한밤중에 창고에서 달걀 500개가 도난당했다.
지난 12일 AFP에 따르면 달걀 가격이 치솟자 직접 닭을 기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아르투로 베세라는 최근 암탉 10마리를 400달러에, 한 달 치 사료를 20달러에 구매했다. 베세라는 "암탉을 사서 키우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며 "상황이 나아지기까지는 두세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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