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울상’...롯데쇼핑, 해외 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롯데쇼핑이 지난 2023년 베트남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을 공식 개장했다. 롯데쇼핑은 향후 글로벌 시장을 돌파구로 낙점해 업황 개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진=롯데쇼핑]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롯데쇼핑이 내수 침체로 인한 업황 부진을 마주하고 있다. 부동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황은 어두울 전망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글로벌 시장 돌파구로 낙점해 적극적으로 업황 개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다. 자산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는 17조7000억원으로 3분기 대비 9조500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190.4%에서 128.6%로 줄었다.

1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쇼핑의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73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532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5.7% 증가한 수준이다.

사업 부문 별로 살펴보면 백화점 매출은 3조3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9% 감소한 4061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액은 연간 1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최초로 거래액 3조원을 넘어서는 등 경기 둔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마트는 매출 5조5765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8%, 25.5% 감소했다. 반면 롯데슈퍼는 근거리 쇼핑 채널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1조2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293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11.3% 줄어든 1198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1억원 개선된 685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매출은 9249억원으로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503.4% 성장했다. 고마진 상품 비중 확대, 시니어 마케팅 강화, 판관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뤄낸 결과다. 

한편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해 올해도 유통업계의 업황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국내 사업 효율화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롯데쇼핑 해외 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 19.6%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점포 리뉴얼 및 확장을 통해 성장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지난 2023년 오픈한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과 같은 복합몰 형태의 매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를 제외한 유럽, 미주 시장은 PB 브랜드를 통해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고물가를 비롯한 소비 침체 분위기, 연말 정국 불안 등을 비롯해 국내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았으나 올해 초에는 상당히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지난해 해외 성과가 좋았던 해외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상반기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 조직을 구성하는 등 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