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합뉴스 인서준 기자 = 최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초등학교 1학년 김하늘 양(8)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교사 명모 씨(48)의 범행 과정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가 어떻게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명 씨가 학교를 무단 이탈해 흉기를 구입한 후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무단외출 후 흉기 구입, 치밀한 계획 범죄?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명 씨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30분 정상 출근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인 낮 12시 50분경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교무실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외출이 아니었다.
학교 교사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점심시간에도 학생 급식 지도 및 생활 지도를 해야 하므로, 허가 없이 학교를 벗어나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더욱이, 교사가 외출을 원할 경우 내부 시스템을 통한 결제 상신과 학교장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명 씨는 이 절차를 무시한 채 차량을 이용해 학교를 떠났다.
흉기 구입 후 태연히 복귀한 명 씨
학교를 빠져나간 명 씨는 인근 마트로 향했다. 오후 1시 29분경 마트에 도착한 그는 불과 7분 만에 범행 도구인 흉기를 구입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이는 마트 인근 CCTV에도 포착된 장면으로, 명 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정황이다.
학교에 복귀한 명 씨는 오후 1시 50분경 교감과 상담을 진행했다. 이는 오전에 방문한 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의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상담에서는 명 씨의 연가 및 병가 사용 여부가 논의되었으며,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결국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사이, 명 씨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출근 후 범행 결심? 철저한 계획 가능성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을 종합하면, 명 씨는 출근 당시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 즉, 그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도중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11시 40분부터 교감 옆에서 근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학교를 빠져나가 흉기를 구입하고 태연히 복귀한 점은 치밀한 계획 범죄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경찰은 명 씨가 오전 중 범행을 결심하고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행적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행적을 분석해 계획 범죄 여부를 가려낼 예정”이라며 “진술 내용과 시간대별 활동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의 관리 소홀, 막을 수 있었던 비극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학교 측의 관리 소홀이다. 명 씨는 사고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 행동을 보였다. 5일 학교 기물 파손, 6일 동료 교사 위협 등의 행동을 보였으며, 사고 당일에도 장학사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관리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명 씨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이 발생했다.
특히, 명 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과 최근 이상 행동을 보였다는 점이 사전에 파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만약 학교 측이 더욱 철저한 감시와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경찰, 명 씨의 범행 동기 및 정신 상태 조사 중
현재 경찰은 명 씨의 범행 동기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그는 이미 체포된 상태이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그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범행 당시 명 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범행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학교 내 교사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교사 관리 및 정신 건강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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