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증권사의 ‘1조 클럽’ 등극에 올해 기업가치제고(벨류업)과 배당 확대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들썩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5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2% 증가했고 삼성증권은 전년 대비 62.7% 증가한 1조2058억원, 키움증권은 94.5% 증가한 1조982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도 1조54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해외주식 거래 증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약 376조7661억원(2602억5153만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34.9%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적 경신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주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증권 지수는 올해 6.01%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한달간 10.76% 급락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날 기준 ▲미래에셋증권(2.08%) ▲메리츠금융지주(1.62%) ▲한국금융지주(1.02%) ▲삼성증권(0.54%)의 주가가 상승 마감했으며, 키움증권만 소폭 하락(-0.09%)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하고 있고, 2023년 4분기 정점을 찍었던 부동산 PF충당금, 해외부동산 감액 손실 반영도 크게 완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4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을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권주 반등의 다른 동력은 밸류업 프로그램 확대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밸류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밸류업 정책은 단순 주가 부양을 넘어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 국민 자산 증대를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종합 전략”이라고 밸류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거래소도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 기준안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증권업은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의 꾸준한 밸류업 정책 시행도 시장의 관전 포인트”라면서 “메리츠금융지주 사례를 통해 주주환원책을 통한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함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3건의 밸류업 공시를 발표한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이날 기준 1년 새 57% 이상의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밸류업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사 중 가장 먼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 키움증권은 조만간 2차 공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증권주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관세 무풍’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은 제조업과 달리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산업이므로 무역 장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까닭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내수에 기반한 산업으로 관세 및 무역량 감소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 “국내외 매크로 상황을 고려해 증권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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