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894.4GWh로, 전년 대비 27.2%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합산 점유율이 23.1%에서 18.4%로 감소하며 처음으로 10%대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의 CATL(컨템포러리 앰페어 테크놀로지)은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이 257.7GWh에서 339.3GWh로 31.7%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36.6%에서 37.9%로 높였다. CATL은 테슬라, BMW, 벤츠, 폭스바겐 등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2위 업체인 BYD(비야디) 또한 37.5% 성장해 153.7GWh의 사용량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17.2%로 끌어올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CALB(차이나 애드밴스드 리튬 배터리)는 16.6% 증가한 39.4GWh를 기록하며 SK온과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작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국 업체 6곳의 합산 점유율은 63.4%에서 67.1%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은 13.5%에서 10.8%로, SK온은 4.9%에서 4.4%, 삼성SDI는 4.7%에서 3.3%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삼성SDI는 유일하게 사용량이 33.1GWh에서 29.6GWh로 10.6%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리비안,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기차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전략적 과제를 안기고 있다. SNE리서치는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품질 개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량화 및 내구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접근이 요구된다.
중국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은 앞으로의 시장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전기차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 현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 내 입지를 회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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