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철강 관세에 발목 잡혀…가전 생산 확대 계획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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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세 부과 결정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새로운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가전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멕시코에서의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철강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이러한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한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그동안 관세 면제를 받던 국가들에 대해 적용된다. 이로 인해 한국산 철강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전 제품의 원자재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제품의 원자재 중 철강은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동안 철강 매입액으로 1조319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11.7%가 철강으로 사용되었다. 주요 매입처는 포스코이며, 해외 공장에서 사용되는 철강 대부분도 국내산 제품으로 확인되었다.

기존에는 한국산 철강이 미국산보다 20% 저렴했지만, 25%의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이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미국산 강판 구매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전자는 테네시주에 세탁기와 건조기 공장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최근의 철강 관세 도입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의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어, 두 기업 모두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발표 이후, 이들 기업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일부 생산 물량을 이전하는 방안을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이달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협상 끝에 이 시점을 30일 연기했다. 하지만 가전 업계는 철강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철강이 무관세 쿼터 내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원자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삼성과 LG는 미국 내 가전 생산 확대를 위한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철강 관세의 부과는 단순한 원자재 비용 증가를 넘어서, 향후 가전 제품의 가격 인상 및 시장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