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녀부 2위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이 지난 11일 경기에서 동반 패배하며 2위 자리 수성이 흔들리고 있다.
친정팀 대한항공 상대로 공격하는 삼성화재의 막심. / 한국배구연맹
이날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블로킹 20-5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범실 36개를 기록하며 자멸했다. 특히 5세트에서 삼성화재의 알리 파즐리가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의 승리를 가로막았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28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를 막지 못했다. 주전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번갈아 출전했으나, 노쇠화로 인해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11일 대한항공과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 낙승을 예상했지만, 결국 패배를 맛보며 향후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패배로 대한항공은 17승 10패(승점 52)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캐피탈(24승 3패·승점 70)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3위 KB손해보험(승점 47)의 추격을 받는 입장이 됐다. 14일 열리는 KB손해보험과의 맞대결이 2위 수성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부진은 단순히 이번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시즌 내내 경기력 저하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중 가장 뚜렷한 문제는 세터 포지션이다. 한선수와 유광우는 올해 39세로, 은퇴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차세대 세터 최원빈은 아직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에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력도 이전 같지 않다. 시즌 초반 요스바니가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고, 국내 선수들의 부상도 잇따랐다. ‘토종 거포’ 임동혁의 입대 공백이 뼈아프다. 여기에 정지석도 정강이 피로골절 부상 이후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받던 정한용도 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 내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남은 9경기에서 반드시 반등해야 한다. 하지만 팀의 노쇠화와 부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위 자리 수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4일 KB손해보험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향후 시즌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 현대건설도 대한항공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도로공사전에 나선 현대건설 선수들 . / 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건설은 올 시즌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한국도로공사에 1-3으로 역전패해 2연패에 빠졌다.
시즌 17승 10패(승점 53)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7연승 중인 선두 흥국생명(22승 5패·승점 64)과 승점 11차인 간격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또 한때 13연승을 달렸던 3위 정관장(18승 8패·승점 50)에는 승점 3차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시아 쿼터 선수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가 지난 7일 정관전에서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된 후 대체 선수를 찾고 있으나 여의찮아 2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의 동반 패배 속에 3위 KB손보와 정관장의 거센 추격으로 2위 싸움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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