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얘기로 헤어질 판”…탄핵 정국 속 극에 달한 ‘정치 갈등’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尹 얘기로 헤어질 판”…탄핵 정국 속 극에 달한 ‘정치 갈등’

이데일리 2025-02-11 15:03:44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며 정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이별을 고민하는 연인부터 정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가족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정치 갈등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를 멈출 것을 제언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대통령 퇴진 집회(왼쪽)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주사파 척결! 자유민주주의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오른쪽)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국민 인식 응답자 92.3%는 사회갈등 중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응답자 71.4%는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르면 함께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58.2%는 ‘연애나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33%는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나 지인과 술자리를 같이 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보사연은 2023년 6~8월 성인 남녀 3952명을 상대로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같은 경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욱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매주 주말 서울 광화문은 두 쪽으로 나뉘어 탄핵 찬반집회가 이뤄지고 있으며 대학 내에서도 탄핵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성하는 학생 10여명의 시국선언이 진행됐는데 탄핵 찬성 의견을 가진 학생 20여명이 몰려와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연인이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해 다투거나 이별을 고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매주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하는 정모(31)씨는 약 1년간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고민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심지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남자친구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좁히려 했지만 오히려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다툼만 발생했다.

정씨는 “정치적 의견의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불법적인 계엄에 찬성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며 “심지어 지난달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집회에 나가는 모습을 보고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했다. 다른 건 서로 잘 맞는데 정치적 성향이 너무 다르다 보니 도저히 만나기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가족끼리 정치 이야기로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었다. 김모(32)씨는 지난달 설 명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견 차이로 큰아버지와 심하게 다퉜다. 탄핵이 당연하다는 김씨와 달리 큰아버지가 계속해서 부정선거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증거를 말해줘도 도대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며 “큰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셔서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이제는 가족끼리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같은 갈등이 이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설 명절 정치 이야기를 피하는 방법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정치 이야기를 하면 벌금을 물리거나 TV에서 뉴스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리는 등 방식이다. 과음 상태에서는 논쟁을 하지 않고 서로 집회 참여를 권유하지 않기도 갈등을 피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쉬운 정치’를 하기 위해 정서적 양극화를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이재묵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당 정치인들이 자기들 쉬운 정치를 하려고 대중을 선동하고 갈라치기한 결과 ‘크게 잘못하지 않은 이상 우리 편이면 무조건 옹호한다’는 정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이라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상대를 악마화하는 것을 자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고 우리 국민이 같은 공동체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