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첫 시추 결과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맞았다. 이에 여론이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과 시추 지속 필요로 갈려 분분해 대왕고래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이같은 상황에서 추가 시추에 글로벌 석유메이저의 투자유치를 통해 프로젝트의 신뢰성을 제고해 반대 및 비판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석유공사는 거대 석유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 자금 확보 뿐 아니라 신뢰성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당장 사업 자금 문제도 있지만 해외 유수의 석유회사들의 사업 입찰로 해당 사업에 비판적인 야당 등 일부 정치권을 설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사업 진행에도 도움이 될뿐더러 현재 경제성을 포함한 사업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국민들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거대 석유회사들이 투자 유치를 결정할 경우 대외적으로 사업의 경제성이 어느정도 확보된 것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첫 시추 결과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잠정적 결론을 맞은 이후 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왕고래는 사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당국과 학계에서는 추가 시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대왕고래 시추 과정에서 가스 징후가 잠정적으로 일부 있었으나, 경제성을 확보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이를 두고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고급 사양 3000장 살 수 있는 돈을 '대왕 사기시추'를 한 번 하는 데 다 털어 넣은 것”이라며 “그 돈을 사기에 쓰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 대한민국 AI 연구자들(을 위해) 당장 1000억원 정도 들여 GPU 최고급 사양 3000장쯤 사주면 얼마나 연구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국과 학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실패라고 단정짓기 어려우며 추가적인 탐사 시추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이번 시추에서 획득한 데이터 및 정밀분석 결과는 향후 동해 심해 지역 전반에 대한 탐사자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저류층 두께 및 공극률, 덮개암 형성 등 유망구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충분한 가스포화도가 없었다고 하여 이번 시추가 실패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자원개발은 인내가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라며 “14번째 탐사시추에서 유전을 발견한 가이아나, 33번째 탐사시추에서 유전을 발견한 노르웨이 사례 등과 같이 도전적인 환경에서도 꾸준한 탐사와 지질 데이터 축적·분석 등을 통해 발견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한번의 실패로 단정지어서는 안되고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종세 한국해양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첫 시추공을 뚫은 것은 이제서야 한 발짝을 뗀 것으로, 1공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1차 시추 정보를 바탕으로 가정했던 구조들을 수정·보완하면, 다음 스텝에서는 좀 더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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