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1월보단 반등했지만 2월도 한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에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은 2월에도 침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연초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 분양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1월 대비 2월 다소간 회복이 예상됐지만, 이는 기저효과 수준으로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2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전국 평균 4.0포인트 상승한 75.4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수도권은 0.2포인트(76.8→76.6) 하락, 비수도권은 4.8포인트(70.3→75.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수도권에서는 서울(89.5→87.1)과 경기(67.6→66.7)가 각각 2.4포인트, 0.9포인트 하락 전망됐고, 인천(73.3→76.0)은 2.7포인트 상승 전망됐다. 비수도권에서는 △광주 66.7→80.0 △전남 62.5→75.0 △대구 64.0→76.2 △충남 66.7→77.8 △부산 68.0→77.8 △대전 60.0→69.2 △경북 73.3→81.8 △제주 72.2→80.0 △세종 75.0→76.9 △경남 68.4→69.2 등이 상승 전망됐으나, △강원 75.0→66.7 △울산 73.7→69.2 △전북 85.7→81.8 △충북 72.7→70.0 등은 하락 전망됐다.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전월 큰 폭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상승이 있었으나, 여전히 모든 시·도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기준치 100.0을 크게 밑돌아 전국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치적 불확실성, 경기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또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아파트 분양 사업성이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이 증가한 것도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2만1480가구로 집계되면서 2014년 7월 이후 10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터다. 악성 미분양 대부분은 지방에서 발생했다.

신동아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건설사업자 수도 급감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주택공급 부족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력해 불합리한 PF와 주담대 심사기준을 개선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건설업계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환율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 증가에 따라 전월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105.9로 전망됐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7.1포인트 상승한 84.6으로 전망됐지만 아직 기준치 100.0을 하회하고 있어 분양물량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16개 단지 총 1만267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0.7포인트 상승한 113.5로 전망돼 지난해 1월(115.7)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