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실적, 보험 계열사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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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각 금융그룹의 순이익에 보험계열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4대 금융그룹의 공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은행이 모두 3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954억원, 하나은행은 3조3564억원, KB국민은행은 3조2518억원, 우리은행은 3조39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그룹의 은행들이 3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실적에는 비은행 계열사의 영향이 컸다. 특히, 보험계열사의 순이익이 금융그룹의 실적 격차에 큰 영향을 끼쳤다.

KB금융은 그룹 전체 실적이 5조782억원으로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는데, 보험계열사의 순이익이 효자노릇을 했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이 8395억원, KB라이프생명이 2694억원으로 총 1조108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총 실적 4조5175억원으로, 비은행계열사인 신한라이프가 5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신한EZ손보가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은행에서는 하나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높은 순이익응ㄹ 기록했지만, 하나손해보험이 308억원, 하나생명보험이 7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KB금융보다 순이익이 1조3394억원 적은 3조7388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역대 2번째인 3조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보험사가 없어 은행의 순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으로 그룹 이익의 약 90%를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보험사가 인수된다면 단시일내에 은행 의존도를 80% 수준으로 낮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 정기검사결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추가 부당대출이 적발되면서 보험사 인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처럼 금융그룹의 실적에 비은행 계열사의 영향이 커지면서, 올해 보험사 등 비은행계열사의 비중 확대가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자 수익이 높았던 은행에 대한 비판이 커져 올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킨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이익 기여는 2022년 31%, 2023년 33%에서 지난해 40%까지 올랐다. 보험, 증권, 카드 등이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신한은행의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2022년 39%, 2023년 35%에서 지난해 25.2% 수준으로 떨어졌고, 하나금융도 2023년 4.7%던 비은행 계열사가 지난해 15.7%로 올랐으나 여전히 낮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사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리인하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가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