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일본과 네덜란드가 첨단기술 및 반도체 분야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에 대응하여 일본과 네덜란드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한국의 공급망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0일 무역안보관리원(일본과 네덜란드의 수출통제 강화 내용을 포함한 리포트 발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반도체 및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수출통제 개정안을 발표하였으며, 이는 내달 1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5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반도체 장비 22종과 AI 2종, 양자컴퓨터 6종이 추가적으로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됐다.
특히 일본 정부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감광제와 같은 기술에 대해 강화된 특정포괄허가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수출은 기존의 완화된 일반포괄허가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역시 지난달 15일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독자적인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이 조치는 오는 4월 시행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식각장비와 첨단반도체 패턴 공정이 가능한 임프린트 노광장비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했다. 이들 장비는 대부분 미국의 독자 통제품목으로,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이 주로 다루고 있다.
이번 보호무역주의의 흐름은 중국의 반도체 및 기술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탈중국 기조 속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는 피해가 없을 것이며 반도체 첨단 공정에서 대만 의존도가 감소하는 것도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 관세 정책이 강화되면서 한국의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과 인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 네덜란드의 수출통제 강화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이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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