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음주측정 거부…"선처받고 동종범죄 죄책 무거워"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만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에서 운전하다 10대 청소년을 다치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났다가 경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도 이유 없이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3년 전에도 음주 측정을 거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처분받았던 이 남성은 두 번째 음주 측정 거부에서는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장원지 부장판사)은 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음주측정거부, 사고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8일 오후 11시 35분께 대전 유성구 한 삼거리 교차로 부근 3차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도로 우측 가장자리를 달리던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자(14)는 흉추 압박골절상 등으로 8주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사고 직후 A씨는 아무런 조처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출동한 경찰관이 10분여 뒤 유성구 한 노상에서 A씨를 발견하고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거부했다.
경찰은 당시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혈색이 붉고 발음이 부정확하며, 비틀거리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 술에 취해 운전한 것으로 보고 음주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A씨는 끝내 불응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에도 음주 측정을 거부해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동종 음주 측정 거부 범죄로 집행유예 선처를 받은 전력이 있었는데, 만취한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는 피해자를 충격하고 아무런 조치하지 않고 도주한 후 이유 없이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한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oungs@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