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불가피…선주 측에 인양 가능성 고지
해경 "인양 후 합동 감식해야 사고원인 규명 가능"
(여수=연합뉴스) 손상원 천정인 기자 = 승선원 1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제22서경호(이하 서경호)의 침몰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선박 인양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139t급 대형 트롤(저인망) 어선 서경호는 현재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인근 해저 80m 지점에 가라앉아있다.
전날 오전 1시 41분께 연락이 두절된 지점(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370m가량 떨어진 위치다.
바다 밑에 가라앉아있는 선체가 조류 등의 영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의미한 이동은 아닌 것으로 해경은 판단하고 있다.
해경은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선박 인양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경호는 다른 4척과 함께 선단을 이뤄 항해하면서도 침몰 당시 선단의 다른 어선이나 해경 등에 조난 신고를 보내지 못했을 만큼 갑작스럽게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됐다가 해제된 시점이었는데 2∼2.5m가량의 파고가 있었지만, 서경호처럼 대형 선박의 경우 조업·항해에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라고 해경은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함께 이동하는 선단의 다른 어선들은 항해 중 특이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조업하기 위해 이동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과적을 의심하기 어렵고, 항해 과정에서 암초 등을 만난 정황 등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 등 침몰 원인을 추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해경은 서경호를 인양해 관계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선주 측에 "인양해야 할 수도 있다"고 고지했다.
선체가 인양되면 해경은 선체의 자체 결함이나 외력 가능성 등 침몰의 요인을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1996년 건조된 서경호가 30년 가까이 운항하는 과정에서 결함이나 기능 고장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기록상 나타나지 않은 불법 구조변경 등 안전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조를 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선체에 나타난 훼손 흔적 등을 토대로 암초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침몰 가능성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해경 관계자는 "생존 선원들의 진술과 일반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 선체를 인양한 뒤 합동 감식한 뒤에 사고원인을 최종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며 "우선 실종자 수색에 전념하고 그 이후에 인양 일정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호는 전날 오전 1시 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신호가 끊긴 채 침몰했다.
승선원 14명 가운데 5명은 숨지고, 5명은 실종됐으며 4명은 생존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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