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식탐을 고백했다.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인터뷰 코너에는 영화 '미키 17'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이 출연했다.
"의사가 먹지 말라는 음식, 종류 바꿔가며 먹어"
이날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을 가장 인간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심지어 사랑 이야기도 있다. 한 번도 영화에 그런 걸 해본 적 없는데 상당히 있다. 한발짝 떨어져 보면 미키의 성장 영화 같기도 하다. 스태프들끼리 '발냄새 나는 SF'라는 농담도 했는데 인간적인 향취가 물씬 나는 인간적인 SF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허술하고 흠결 있지만 서로 이해하며 살지 않냐. 우리가 완벽하거나 히어로여서 사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이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다. 우주여행 서사인 것처럼 거창해 보일 수 있는 SF영화에서 인간의 허술한 속내가 나오면 더 재밌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봉준호 감독은 '인간의 한심함과 관련, 자신의 모습도 반영했나'고 질문하자 "내가 식탐이 많다"며 "의사분이 경고를 한다. '이런 음식은 먹지 마라, 정말 먹고 싶으면 한 달에 한 번만 먹어라'라고 하는데 정말 그걸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만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든지 한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만 먹는 음식이 30가지다. 의사가 먹지 말라는 음식을 종류를 바꿔가면서 매일 먹는다. 어리석은 건데 왠지 그렇게 하고 싶다"며 웃었다.
'미키 17', '기생충'(2019) 이후 복귀작
가장 고민하게 했던 장면에 대해선 "두 미키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한 화면에 두 사람이 나오는데 그게 여러 가지 복잡한 영화적 테크닉이 동원되는 것이고 자연스러워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그것 때문에 예민해지고 공도 많이 들였고, 배우 입장에서도 서로 다른 미키를 표현해야 하니까 얼마나 신경 쓰였겠나"라고 했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이후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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